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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행위의 새로운 세계

◎기업들은 더 많은 자선을 베풀고 더 많은 대가를 요구하고 있다버몬트주 벌링턴의 플린 극장 바로 안쪽에 벤 코헨과 제리 그린필드가 서 있다. 20대 청년들이 구경하기 어려운 록밴드 피시의 공연을 보기 위해 몰려온다. 아이스크림 거부들이 인근 챔플레인 호수 정화비용 마련 모금 행사를 열고 있는 것이다. 한 소녀가 벤을 알아보고 『제안을 하나 할까요. 우리 채식주의자를 위한 마시맬로를 만들면 정말 근사할 거예요』라고 말한다. 이것은 소비자들이 사회적인 문제를 의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떤 아이스크림광들은 벤 앤드 제리사의 홈메이드 아이스크림이 호수를 정화시키고 마시맬로에서 소량의 동물성 부산물을 제거해 주기를 바란다. 놀랍게도 어쨌든 벤 앤드 제리는 해결책을 내놓았다. 이 회사는 뼈에서 생성되는 마시맬로 단골 고객이 나오기 마련이다. 벤 앤드 제리 등 몇몇 기업들이 오랫동안 외롭게 실천해온 「책임지는 자본주의」에 기업들이 다투어 동참하고 있다. 기업들의 동기는 순수하지만은 않다. 속셈이 깔려 있는 것이다. 그래선지 모든 기업들이 사회개량주의의 실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배고픈 사람들에게 음식을 제공한다. 경비회사 ADT는 폭행당한 여자들에게 개인보안 장비를 무료로 나눠준다. 아본 프로덕트는 유방암 퇴치 기금을 조성하는데 참여하고 있다. 킴버리­클락은 빈민가에 운동장을 지어준다. 반즈 앤드 노블은 문맹퇴치를 앞장서고 있다. 코카콜라는 지역 소년 소녀클럽을 후원하고 있다. 나이키, 월­마트, 홈 데폿, 벨사우스, MCI, 스타벅스는 모두 크고 작은 수많은 기업과 마찬가지로 나름대로의 사회운동을 하고 있다. 「사회적 책임을 지는 기업모임」이라 불리는 한 샌프란시스코 그룹에는 무려 8백개의 기업이 속해 있다. 이번주 필라델피아에서 콜린 파웰과 전현직 대통령들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의무사항으로 만들기 위한 운동을 시작한다. 사실 노련한 기업가들은 엇비슷한 제품들 속에서 눈에 띄기위한 방안으로 10년전부터 사회운동에 참가해왔다. 시카고의 마케팅회사인 IEG의 레사 우크만 사장은 『그같은 전략은 성공을 거두어 왔으며 현재 기업들은 앞다투어 비영리적인 행위와 연대하고 있다. 97년 현재 기업들은 사회적인 책임을 지지 않는한 높은 이익을 낼 수 없다』고 말한다. 기업 마케팅활동의 일환으로 엄청난 자금이 조성되자 기업 기부금에 의존하는 비영리 단체인 전통적인 자선사업가들은 위협을 느끼기 시작하고 있다. 80년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서 사회운동 마케팅을 개척했던 웰시 마케팅의 제리 웰시는 『자선사업가들은 기업들이 마케팅비용를 쏟아붓는다면 자선기금을 내기가 어려워 질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같은 우려에 대한 근거가 있다. 기업 자선기금은 총액면에서 최고기록을 나타내고 있지만 10년전 세전이익의 2% 이상에서 1%로 떨어졌다. 이런 결과는 세법 개정, 최근의 기업이익 급증, 현금 대신의 제품 기부 등이 일부 기인한다. 어쨌든 이같은 현상은 기존의 비영리단체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의 합병붐은 비영리단체를 더욱더 초조하게 하고 있다. 각자의 재단을 갖고 있는 양대회사가 합병할 경우, 단지 하나의 재단만이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많은 비영리단체들이 스캔들로 분열되고 과도하게 비대해져 있다고 보이는 것은 도움이 되지 못한다. 지난 3월 뉴 이어러 필랜쓰로피의 창설자인 존 F. 베네트 주니어는 수백개의 자선단체와 비영리단체에서 1억3천5백만달러를 횡령했으며 3백50만달러를 개인용도로 유용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반면 자금이 바닥난 정부는 확대되는 사회복지분야를 더이상 지탱할 능력이 없다. 만약 기업들이 이윤동기에도 불구하고 더이상 나서지 않는다면 예를들어 자유의 여신상 보수비용은 어디서 나올까?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80년대 초반 이를 위해 1백70만달러의 기금을 모았다. 이는 사회운동과 연계된 최초의 기업 마케팅 활동이다. 비록 개인들이 여전히 전체 기부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95년 개인 기부자들은 자선단체들이 모은 1천4백40억달러중 80%를 내놓았다), 일부에서는 기업들의 지원을 얻기에 매력적이지 못한 자선단체들이 앞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누가 정신병과 같이 인기가 없는 분야에 선뜻 돈을 내놓을 것인가. 내셔널 커미티 리스폰시브 필랜쓰로피의 로버트 보드웰 의장은 자선분야의 90%는 사회운동과 연계된 마케팅을 통해 수억달러의 이익을 거둬들일수 없는 것이다』고 지적한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이제 세계적으로 수익성과 대단한 효율성으로 선망의 대상이 되고있는 미국기업들이 너무 많은 사회문제에 관여하면 경쟁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업은 이익을 내야만 존재할수 있는 것이다』고 캐롤라이나에 본부를 둔 공공정책 싱크탱크인 존 로크재단의 존 후드 이사장은 말한다. 『이런점을 간과한다면 경쟁시장의 유일한 이익을 잃게 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의 생각은 이와 다르다. 벤 앤 제리의 코헨은 『사회와 업계에서 이익극대화에만 신경쓰면서 동시에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란 있을 수 없다』. 동료인 그린필드도 『단지 이익을 극대화하고자 한다면 비록 사회환경을 오염시키더라도 기업은 최대이익을 얻을 수 있는 법을 위해 로비하면된다. 그것은 사회이익의 최대화와는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순수주의자들은 비영리단체들이 기업들로부터 너무 쉽게 돈을 거둬들이려고 한다고 불평한다. 그리고 그런 기부는 자선단체들을 (기업들의) 변덕이나 이익의 하락등에 취약하게 만든다고도 한다. 「기금모집의 기술」의 저자인 어빙 워너는 최근 『기업과 자선단체의 합작 마케팅사업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모금전문가의 실제로 약화조짐을 드러낸다』고 기술했다. 그러나 워너나 어느 누구도 이런 흐름을 막을수는 없다. 전략적 자선과 사회운동 연계 마케팅은 가치있는 사회운동을 위해 수십억달러를 모을수 있고 사업에도 도움을 줄수 있기때문에 매우 훌륭한 것이다. 이것은 양쪽이 유리한 최고의 전략이다. 콘 커뮤니케이션과 로퍼 그룹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76%의 소비자가 가격과 품질이 같더라도 사회복지사업을 지원하는 기업의 브랜드나 상품으로 교체했다. 93년 조사의 66%보다 올라간 수치다. 얼마나 많이 변했느냐고 생각하면 놀라운 일이다. 우리는 이제 후원기업의 이름을 따 샌프란시스코의 캔들스틱파크가 3콤파크가 되고 신시내티의 리버프론트 스타디움이 시너지 필드가 되는 식의 노골적인 상업 행위정도는 벗어나 있다. 그것은 야구선수에게 천문학적인 연봉을 주거나 기업에게 거대한 광고판을 제공하는 것과 같은 순수한 상업주의다. 반면에 사회운동을 지지하는 기업들은 도덕적인 기반을 갖춰가고 있다. 어느 자선단체에 기부할 것인지를 이익에 따라 결정하는 최고경영자들을 싫어할수도 있다. 그러나 시민들의 복지에 대한 책임을 줄이고 있는 작은 정부시대에 누군가는 이를 맡아야만 한다. ­브루스 밴 부스트/워싱턴<다니엘 카들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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