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공동통화가 중ㆍ일간 기싸움으로 시작도 전에 무산되는 것일까’ 한ㆍ중ㆍ일을 비롯한 아세안 국가 재무장관들이 제39차 아시아개발은행(ADB) 총회에서 합의한 ‘아시아 공동통화(ACU)’ 공동연구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가장 먼저 문제를 꺼내든 곳은 일본. 총회를 마치고 일본으로 돌아간 다니가키 사다카즈 일본 재무장관은 “아시아 국가들이 통화 ‘바스킷제’도입에 합의해도 각국의 변동환율 폭(currency’s fluctuation)만 제한할 지, 경제 여건이 비슷한 국가부터 우선적으로 단일통화를 도입ㆍ확대하는 ‘단계별 밴드제(basket to a certain band)’를 도입할지 결정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며 마이니치 신문은 보도했다. 신문은 특히 공동통화 구축의 가장 큰 걸림돌로 ‘중국’을 지적했다. 공동통화 도입의 첫 단추인 ‘바스킷제’는 각국의 통화가치를 가중 평균해 산출하는데, 중국은 정부가 환율을 좌지우지하고 있어 일본과의 마찰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대해 중국은 아직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지만 아시아 공동통화 주도권을 놓고 양국간 ‘기싸움’이 시작된 셈이다. 지난 10일 한국을 방문한 미 국제금융연구소(IIF)의 찰스 달라라(Charles Dallara)소장도 한ㆍ중ㆍ일 3국 공동통화(ACU)에 대해 “장기적으로 보면 장점이 있어보이지만 단기적, 중기적으로는 그다지 유용한 약속은 아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유럽의 경우 단일통화 마련이 성공적이었음에도 불구, 통합적인 성장을 못했다며 아시아도 통화단일화보다는 경쟁력 강화에 먼저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되풀이 되는 ‘환율절상’ 압력에서 벗어나기 위한 한ㆍ중ㆍ일 3국 정부간 최초의 노력이 꽃을 피워보기도 전에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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