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띄운 돛단배 '공중 풍력 댐' 25m 상공에 대형 삼각돛 설치, 자연 훼손 않고 전력 생산 양철승 기자 csyang@sed.co.kr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는 등 고유가 기조가 계속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자연에너지인 바람의 힘으로 전력을 생산하는 풍력발전의 도입 열기도 한층 가속화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기존의 풍력발전은 대형 터빈과 송전탑을 설치하기 위해 부득이 계곡이나 해안의 자연을 훼손해야만 한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대형 풍력발전단지 건설 계획이 발표될 때마다 환경단체들의 반대 성명이 잇따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최근 영국의 한 건축가가 이 같은 풍력발전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친환경 풍력발전시스템을 제안, 주목을 받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런던에 본사를 둔 건축회사 쳇우드 어소시에이츠(Chetwood Associates)사의 설립자인 로리 쳇우드. 그가 내놓은 해법은 거대한 돛을 공중에 띄워 풍력에너지를 모으고, 그 힘으로 터빈을 돌리는 ‘풍력 댐(wind dam)’이다. 요트에서 사용하는 것과 유사한 모양의 대형 삼각돛을 바람이 많이 부는 계곡의 절벽 사이에 고정시켜 놓고 돛에 부딪치는 모든 바람을 중앙부에 위치한 터빈으로 집중시켜 회전날개를 돌리겠다는 것. 쳇우드 사장이 처음 이 아이디어를 생각한 것은 기존 풍력발전시스템의 비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서였다. 실제 현재의 풍력발전은 회전날개에 부딪치는 바람보다 이를 빗겨나가는 바람이 더 많아 효율성이 떨어진다. 하지만 풍력 댐은 바람이 직접 터빈을 돌리는 것이 아니라 돛으로 주변의 모든 바람을 한 곳에 모으는 방식이어서 단 1기만 설치해도 기존의 풍차 수십 기와 동일한 효과를 발휘한다. 그만큼 자연 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쳇우드 사장은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 풍력 댐 1기로 35가구가 사용하기에 충분한 전력생산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돛을 지지하는 알루미늄 지지대도 새의 부리를 연상케 하는 유선형 디자인으로 설계, 마치 현대미술가의 설치미술 작품처럼 주변 경관과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고 강조했다. 현재 그는 500만 달러의 민간자금을 모아 이 구상을 실현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핀란드의 한 시공업체와 함께 러시아 발틱해 인근의 라도가(Ladoga) 호수 25m 상공에 세계 최초의 풍력 댐을 건설키로 한 것. 이를 위해 금명간 고강도 케블라 섬유로 넓이 1,580㎡, 폭 75m의 삼각 돛 제작에 들어갈 예정이다. 쳇우드 사장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풍력 댐의 효율성과 내구성, 안정성이 입증되면 계곡이 아닌 고층빌딩이나 교량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을 변경, 도시민들에게 멋진 구경거리를 선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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