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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울 땐 '화합'..노사상생 훈풍 확산
입력2005-06-01 15:50:10
수정
2005.06.01 15:50:10
종업원 지주제, 노사상생 모델로 '눈길'
"노사가 화합해 경영 위기를 극복한다"
최근 들어 고유가와 환율하락,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대외적인 경영환경이 악화됨에 따라 국내 기업들이 노사 화합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있다.
노조는 파업과 강경 투쟁 일변도에서 벗어나 임금협상의 전권을 회사측에 위임하면서 위기극복에 동참하고 있고 사측은 종업원 지주제를 비롯한 각종 복리 제도를 도입하면서 이에 화답하고 있다.
◆임금인상 사측 위임 `물결' = 50년 흑자기업인 대한전선의 노조는 1일 어려운 경영환경을 감안해 회사가 향후 임금협상에 신경쓰지 않고 경영목표 달성에 매진할수 있도록 향후 5년간 임금협상에 관한 전권을 사측에 일임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사측은 전직원에게 각 연봉의 50%에 해당하는 회사 주식을 지급하는 내용의 `종업원지주제(ESOP)'를 실시하겠다고 화답했다.
이 회사 임종욱 사장은 "노조가 환율 하락과 원자재 가격상승 등으로 어려운 회사의 입장을 고려해 자발적으로 임금협상을 회사에 일임한 데 대해 깊은 감사와 신뢰의 마음을 전한다"면서 "대한전선은 직원들의 회사에 대한 신뢰와 화합의 정신이 큰 힘이 되어 지난 반세기 동안 꾸준히 성장해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신(新)우리사주제도로도 불리는 종업원지주제(ESOP.Employee Stock Ownership Plan)는 기업과 종업원이 공동으로 기금(펀드)을 조성한 뒤 자사주를 매입해 종업원에게 성과급 등의 형태로 배정하는 것을 말하며 현재 포스코와 한진중공업, 현대상선 등의 기업이 도입해 시행중이다.
재계는 이 제도가 종업원과 회사간의 일체감을 강화할 수 있는데다 회사가 발전할 경우 서로 윈-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노사 상생모델로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 4월 대표적인 강성 노조로 분류됐던 대한항공 노조는 사상 처음으로 임금교섭의 전권을 회사에 일임했다.
LG전자 노조도 지난 3월 대외 경영여건 악화 등을 감안, 올해 임금 인상 결정을 회사측에 넘기고 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활동에 적극 협조키로 했다.
지난 96년부터 10년 연속 무교섭 임금타결 기록을 세운 E1(구 LG칼텍스가스)도 단체협약에 대한 전권을 사측에 위임, 단체협약을 무교섭 타결했으며 사측은 주40시간제를 법정 시행시기보다 1년 앞당기는 것으로 이에 화답했다.
가구업체 BIF보루네오 노조는 지난 2001년 `노경 무한협력 공동선언문'을 통해항구적 무분규를 선언한데 이어 지난 21일 올해 임금에 관한 노동조합의 모든 권한을 사측에 일괄 위임하는 `임금협약 무교섭 체결'에 합의했다.
대우건설도 워크아웃 졸업을 앞둔 지난 2003년에 이어 올해 임금협상에 대한 전권을 사측에 위임했다.
신라명과는 2003년부터 매해 노사가 번갈아가며 임금인상을 결정하고 있어 눈길을 모으고 있는데 올해는 사측이 노조에 완전 일임, 기본급 5% 인상에 합의해 3년째무협상 임금교섭을 이끌어냈다.
◆노사 화합조치도 봇물 = 임금협상권의 사측 위임외에도 최근 산업계에서는 노와 사가 함께 화합을 이루기 위한 움직임들이 확산되고 있다.
산업연구원의 조사결과 지난해 노사분규가 발생했던 134개 제조업체의 생산차질액은 1조6천578억원, 수출차질액은 8억5천170만달러로 각각 전년대비 33.6%, 19.2%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중공업은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강성 노조로 명성을 떨쳐왔으나 작년까지10년 연속 임단협 무분규 타결기록을 세우고 금속연맹에서 탈퇴하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대중공업 민계식 부회장, 유관홍 사장은 지난 3월 경남 양산 해운청소년수련원에서 열렸던 노조 대의원 수련회에 참석, 탁학수 노조위원장을 비롯한 노조집행부및 대의원들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으며 체육대회에서 게임도 함께 즐겼다.
대우조선해양도 지난해부터 회사의 주요 경영사항에 대해 발표하고 토론하는 경영회의에 노조 대표를 참석시켜 회사의 경영현황을 공유하고 있다.
GM대우차는 새해 벽두인 올 1월 1일 새벽 강화도 봉천산에서 닉 라일리 사장 등 경영진과 이성재 노조 위원장 등 노조 집행부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05 노사합동 해맞이 행사'를 개최하기도 했다.
포스코는 `노경협의회'라는 이름으로 노사 상생의 기조를 이어가고 있으며 90년대 초반부터 매월 운영회의에 노조를 참여시켜 월간 경영실적 등을 공개하고 주요 사안 결정때 근로자 대표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LG전자의 경우 올 초 노조가 지난해 성과급 재원 가운데 7억6천만원을 떼어내사회봉사금으로 전달하고 회사측도 같은 금액을 출연, `노경 공동 사회봉사기금'을조성하는 등 기업의 사회환원활동에도 노사가 합심해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비정규직 문제가 남아있긴 하지만 노사가 화합하지 못하면 서로손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면서 "특히 어려운 경영환경이 지속되고 있어 노英?藍?위한 움직임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산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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