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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했다지만 양산은 글쎄…" 삼성·하이닉스 느긋

엘피다·인텔 반도체 신기술의 진실은…<br>엘피다 20나노 D램<br>현 공정·물질로는 양산 힘들어 업계 "손해 가능성 크다" 회의적<br>인텔 3D 반도체칩<br>발열문제등 여전히 해결 안돼 모바일용 제품에 적용 어려워




최근 일본과 미국 현지 언론은 '엘피다와 인텔이 삼성전자를 앞섰다'는 찬사를 쏟아냈다. 일본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엘피다가 20나노급 D램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고 글로벌 반도체 1위인 인텔이 사상 첫 3차원(3D) 기술을 적용한 반도체 칩을 개발한 것을 이유로 들면서 극찬한 것이다. 하지만 이들과의 경쟁 당사자인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는 '기다려 봐야 한다'며 느긋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국내 업체가 이런 반응을 나타내는 이유는 뭘까. 이들은 우선 반도체 특성상 개발과 양산이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꼽고 있다. 엘피다가 20나노급 D램 반도체를 개발했다고 발표했지만 말 그대로 '개발'이다. 실험실 수준에서 개발한 상품을 양산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라는 얘기다. 실제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는 일본이 처음으로 개발했지만 이를 대량으로 양산한 것은 바로 한국이다. AMOLED 원천기술이 있는 일본이 아직도 양산에 성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개발과 양산이 전혀 다른 것임을 증명해준다. 아울러 개발 시점을 산정하는 기준이 업체마다 제각각이라는 점도 엘피다와 인텔의 개발성과를 폄하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실제 양산을 얼마 남겨놓지 않은 상태를 개발 시점으로 잡는다. 반면 해외 업체는 초기 단계를 개발 시점으로 잡는 경우가 적지 않다. 엘피다와 인텔이 어느 단계를 개발 시점으로 잡았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개발 시점을 잡는 기준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다르고 업체마다 조금씩 다르다"며 "개발은 누구나 할 수 있으며 결국 양산을 누가 먼저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에서 개발과 양산, 그리고 대량 생산 등은 전혀 별개의 문제라는 설명이다. 인텔과 엘피다가 차세대 기술 개발에 성공해도 국내 반도체 업체에 미칠 파장는 크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반도체 협회의 한 관계자는 "엘피다와 인텔이 발표한 신기술의 경우 사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도 이미 상당한 수준의 기술을 축적했다"며 "매년 수조원의 자금을 투자와 연구개발에 사용하는 국내 반도체 업계는 발표만 안 했을 뿐 연구를 상당 부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엘피다가 발표한 20나노 D램 반도체 기술의 경우 한국 반도체 업계도 이미 실험실 수준에서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다. 20나노 양산을 위해서는 지금과는 다른 반도체 공정과 물질이 필요하다고 반도체 업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설명했다. A사의 한 고위관계자는 "30나노는 현재의 공정과 물질로 안정적으로 양산할 수 있다"며 "하지만 20나노는 현재의 공정과 물질로 양산할 경우 손해 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엘피다의 20나노 기술 개발을 국내 반도체 업계가 회의적으로 보는 주요 이유 가운데 하나다. 인텔이 삼성전자가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휴대용 무선공유기(AP) 시장을 겨냥해 만든 3D 반도체 칩 역시 국내 업계도 상당 부분 연구를 진행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인텔 발표는 기술적인 의미가 있다"며 "하지만 우리도 이 분야에서 이미 많은 연구성과를 축적했다"고 밝혔다. 인텔이 개발한 제품은 모바일 중앙처리장치(CPU)에 사용되는데 휴대폰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발열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3D 칩을 못 만드는 것이 아니라 발열문제 등을 해결하지 않으면 휴대용 제품에 적용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인텔은 신기술을 발표하면서 모바일용 프로세서 개발 일정은 공개하지 않았다. 인텔 역시 이 같은 문제점을 알고 있다는 것이 국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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