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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證, 증권업계 '다크호스'로 부상
입력2005-12-28 11:53:02
수정
2005.12.28 11:53:02
거대 공룡인 농협이 세종증권 인수를 결정함에따라 증권업계 판도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자산규모와 지점수에서 국내 최대 금융기관인 농협이 인수하는것인 만큼 세종증권이 단번에 업계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최종 인수가격을 정하는 과정에서 난항을 겪을 수 있는 데다 인수 이후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최종 인수가격 결정 난항 예상 = 농협은 28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세종캐피탈이 보유한 세종증권 주식 47.61%를 주당 8천910원±α, 총 1천39억원±α에 매입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양해각서(MOU) 체결을 의결했다.
협상 당사자인 세종캐피탈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시장가치와 농협이 원하는 인수가격 사이에 괴리가 크다"며 "실사를 진행한 뒤 늦어도 2월에는 인수가격이 최종확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세종증권의 현재 주가가 주당순자산가치(PBR)의 3.4배 수준으로 실사를 하더라도 인수가격을 정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세종증권의 올해 9월 말 기준 자본총계와 주당순자산가치가 각각 1천224억원, 5천원 수준에 불과하지만 27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4천151억원, 주가는 1만6천950원에 달한다.
▲농협 인수 기대감..주가 8배 급등 = 이처럼 세종증권이 자산가치나 수익성(4-9월 순이익 92억원)에 비해 높은 수준의 주가를 형성하게 된 것은 거대 공룡인 농협의 인수가 임박했다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실제 농협은 11월 말 현재 중앙회와 단위조합의 자산규모가 각각 141조원, 143조원으로 국민은행(200조원)을 능가하고, 전체 지점수는 4천900여개로 국민은행(1천100개)의 4배 이상인 국내 최대 금융기관이다.
이에 비해 세종증권은 지점수 19개, 임직원 382명으로 규모 측면에서 업계 순위20위 밖에 위치한 중소형 증권사다.
하지만 거대 공룡인 농협이 마음만 먹으면 세종증권을 업계 10위 이내, 심지어5위 이내로 키울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연초 2천원선에 불과하던 이 회사의 주가가1만7천원대로 끌어 올렸다.
증권업계에서도 농협이 36조원 규모의 유가증권(채권.주식 등)을 보유하고 있는점을 들어 세종증권이 운용 및 상품판매 부문에서 '농협 효과'를 톡톡히 누릴 것으로 보고 부러워하는 분위기다.
▲"시너지 효과 당장은 별로 없다" = 하지만 세종증권이 시장의 기대처럼 단번에 상위권 증권사로 도약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장효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과거 은행이 증권사를 인수한 경우에도 사업 마인드가 서로 달라 별다른 시너지 효과가 없었다"며 "농협은 은행보다도 훨씬 더 보수적인 곳이기 때문에 인수 효과가 있을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구철호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농협이 보유한 유가증권 가운데 단기매매자산은 4천300억원, 매도가능 자산은 5조원 수준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모두 만기보유 자산"이라며 "유가증권 운용부문에서도 농협이 세종증권에 줄 수 있는 것이 많지않다"고 분석했다.
'농협 효과'가 기대처럼 크지 않기 때문에 현재 업계 순위 20위권 밖에 있는 세종증권이 단숨에 10위 이내로 진입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농협이 세종증권 인수를 확정한 이후 증권부문을 어느정도 키우느냐에 따라 이 증권사의 업계 순위가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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