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교과서ㆍ스마트 교육 시장 확대를 준비하는 데 목표를 둘 계획입니다."
양태회(48ㆍ사진) 비상교육 대표는 올해를 더 높게 날아오르기 위해 씨앗을 뿌리는 해로 정했다. 매출을 얼마나 달성하겠다거나 사업 규모를 어느 정도까지 확대하겠다는 계량적인 목표에 치중하기보다는 내년과 2014년을 위한 체력을 키우는 데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21일 서울 구로디지털단지 내 비상교육 본사에서 만난 양 대표는 "12개 학년(초등학교~고등학교)에서 매년 25만명의 학생이 줄어들고 있는데 이러한 변화로 사교육 시장의 규모도 지속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이런 때일수록 진정성을 가지고 '무릇 교육은 이래야 한다'는 전형을 만드는 데 초점을 두고 싶다"고 말했다.
비상교육이 미래를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는 스마트 교육이다.
스마트폰ㆍ태블릿PC 등 매체 환경이 급변하면서 교육 시장도 점차 디지털ㆍ스마트화되고 있다. 작게는 전자펜을 교재 특정 부분에 접촉하면 해당 단원에 대한 교사의 설명이 나오는 것에서부터 태블릿PC를 통해 실시간으로 문답 풀이와 학습 피드백이 오가는 프로그램까지 나오고 있다. 세계적인 정보기술(IT)업체인 애플이 디지털 교과서 사업에 진출하기로 할 만큼 디지털 교육 사업은 크게 부각되고 있다.
비상교육도 이 같은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의미 있는 움직임을 보였다. 디지털 교과서 개발업체인 ESL에듀를 인수한 게 바로 그것이다. ESL에듀는 지난 1998년 영어첨삭학습지 사업을 시작한 이러닝 1세대 업체로 디지털 교과서와 각종 체험형ㆍ실감형 콘텐츠를 전문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양 대표는 "지난해 여러 교육업체에서 스마트 교육에 대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나 장비를 개발해 내놓았지만 아직까지는 스마트 교육 시장이 충분하게 열리진 않았다"며 "기존 비상교육의 콘텐츠를 디지털화하는 전략을 진행해온 데 이어 이번 ESL에듀 인수로 디지털 교과서를 만들 수 있는 신규 엔진을 장착하게 됐다"고 뿌듯해 했다.
기존에 잘 일궈온 교과서 출판 부문에 대한 투자도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부터 2009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됨에 따라 일선 학교에서는 올해와 내년을 중심으로 새 교과서로 공부를 하게 된다. 양 대표는 이 같은 변화의 시기를 기회 삼아 시장점유율 확대에 주력할 방침이다.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첫 번째 전략은 '양'을 늘리는 것이다. 양 대표는 "지금까지는 국어ㆍ영어ㆍ수학ㆍ사회ㆍ과학 등 핵심 과목 중심으로 교과서를 개발해왔지만 앞으로는 음악ㆍ미술ㆍ체육 등 기타 과목 교과서도 개발해 내놓겠다"고 밝혔다.
'질'에 대한 욕심도 빼놓을 수는 없다. 현재 비상교육의 중ㆍ고교 국어ㆍ수학 교과서는 평균 25% 이상의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다. 고등학교 교과서는 점유율이 무려 45%에 달한다. 주요 과목에서 1위나 2위를 하고 있는 셈이다. 양 대표는 "올해는 교과서 과목 확대로 총발행부수를 확대하고 실제 현장 사용 부수도 기존 10만부에서 15만부 정도로 늘려 양과 질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것"이라고 포부를 내비쳤다.
한편 비상교육은 최근 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해 매출ㆍ순이익은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63억원으로 전년보다 4.3% 감소했다고 밝혔다. 양 대표는 "출판 부문은 교과부의 수능-EBS 연계 강화 방침과 중학교 집중 이수제에 따른 학원용 교재 부진 등 교육과정 변화에 따른 위축이 컸다"며 "대신 고등 부문 이러닝이 많이 성장했고 지난해 공격적으로 벌인 미라클패스 마케팅 전략이 주효해 매출 신장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미라클패스는 비상교육의 스타 강사가 준비한 수능 강좌를 무제한 수강할 수 있는 상품이다.
비상교육은 올해 실적이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출판은 지속적으로 조정을 받고 있고 이러닝 시장의 성장세도 단기간 크게 나타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큰 기대를 갖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다만 양 대표는 "올해를 내년과 2014년을 확실하게 준비하는 기간으로 삼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특히 올해 교과서 채택 여부에 따라 내년 성과가 결정되는 만큼 교과서 개발에 심혈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양 대표의 경영 철학은 '교육은 마케팅이 아니다'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양 대표는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진정성'이라고 말한다.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저비용 고효율 학습, 자기 주도 학습 환경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워온 그는 "그동안 추진한 모든 사업 아이템은 진정성에 초점을 맞췄다"며 "이 생각은 변하지 않은, 그리고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초심"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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