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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환경 변화 감안 '선전'

흑자규모 줄었지만 5년째 흑자 고무적환율하락 불러 수출에 악재작용 우려도 수출 증가에 힘입어 5년째 경상수지 흑자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 수출이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연간 경상수지 흑자는 70억달러를 웃돌 것으로 전망되기도 한다. 경상수지 흑자 폭은 지난 98년부터 계속 줄어들고 있지만 올해 세계경제 여건을 감안할 때 이 정도 흑자는 아주 고무적인 현상으로 평가된다. 미국 등 선진국의 경기회복이 지연되면서 교역환경이 악화되고 있지만 수출호조에 힘입어 경상수지 흑자 행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큰 폭의 경상수지 흑자가 내년에도 이어질 지는 불확실하다. 경제호전에 힘입어 수입과 함께 해외여행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경상흑자 확대는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해 수출 가격경쟁력을 떨어트릴 것으로 예상된다. KDI를 비롯한 경제연구기관들은 내년에는 경상수지 흑자가 크게 축소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내년 경상흑자가 많아야 20억달러 수준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 중동을 제외하곤 전세계를 대상으로 흑자 유지 올들어 우리는 거의 모든 교역대상국을 대상으로 무역 흑자를 내고 있다. 미국의 경우 경기회복이 지연되면서 수요가 줄고 있지만 올들어 10월까지 미국에 대한 무역흑자는 78억3,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72억2,000만달러)보다 8.5%나 늘어났다. 또 EU에 대한 무역흑자도 전년동기보다 20% 줄었지만 33억7,000만달러에 달했다. 특히 중국 등 개도국에 대한 수출이 크게 늘어나면서 흑자기조 정착에 일등공신 노릇을 하고 있다. 올들어 10월까지 중국에 대한 무역흑자는 48억5,000만달러로 14%나 증가했고 동남아와의 흑자도 전년동기(87억4,000만달러)보다 20%나 늘었다. 반면 일본, 중동에 대해서는 계속 적자를 내고 있다. 올들어 10월까지 일본과 중동 에 대한 무역적자는 각각 116억달러, 106억달러에 달했다. 중동과의 무역적자는 원유수입에 따른 불가피한 현상이나 일본과의 무역적자 축소는 시급한 과제로 평가된다. 대일 무역적자는 부품 등 중간재 산업 육성을 통해 축소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로열티 지급 및 해외여행 증가로 서비스 수지는 계속 적자 상품 교역을 통해 흑자를 내고 있는 반면 서비스부문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올들어 10월까지 운수부문에서 19억달러의 흑자를 냈을 뿐 여행 및 로열티 지급 등 기타 서비스 수지는 각각 30억5,000만달러, 49억1,000만달러의 적자를 내 전체 적자가 60억6,000만달러에 달했다. 이 가운데 로열티 지급 등에 따른 기타 서비스수지 적자는 불가피한 면이 있다. 휴대폰 등 주력 품목의 수출이 늘어날수록 원천기술을 보유한 해외업체에 대한 로열티 지급 규모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행수지 적자는 관광 인프라 개발, 교육환경 개선 등을 통해 축소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무역연구소 관계자는 "올들어 유학 연수 비용 관련 국제수지 적자가 12억달러로 지난해보다 두 배나 늘어난 것은 그만큼 국내 교육여건에 대한 불만이 크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경상흑자 기조 환율하락요인으로 작용 올 하반기부터 수출이 순항을 거듭하고 있지만 경상흑자기조가 원ㆍ달러 환율 하락을 불러일으켜 수출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은행은 지난 98년부터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가 발생하자 이를 외환보유액을 확충하는데 활용했다. 한은은 경상 흑자와 함께 달러화가 쏟아져 들어오자 이를 매입해 외환보유액을 늘려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한은의 입장은 달라지고 있다. 박 승 한은 총재는 최근 "외환보유액을 적극적으로 확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경상수지 흑자기조가 이어지면 그만큼 환율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한은 관계자는 "현재 외환시장 하루 거래 규모가 40~50억달러에 이르는 만큼 경상수지 흑자로 환율이 크게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문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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