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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100년이 남긴 것
입력2003-01-14 00:00:00
수정
2003.01.14 00:00:00
우리 이민 역사가 어느덧 100년이 되었다. 이제 전 세계 어느 곳을 가든지 우리 나라 사람들을 찾는 것이 어렵지 않다. 1902년 11월 17일 인천항을 떠난 이민선이 폭풍우와 풍랑을 헤치면서 하와이의 항구에 도착한 것이 1903년 1월 13일이었으니 꼭 100년이 흘렀다. 하와이가 어딘지도 모르고 떠나 뜨거운 태양이 내려쬐는 사탕수수밭에서 땀을 흘리면서 첫 이민자들이 겪었던 고난의 역경을 무슨 말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인가. 그러나 이제 미국에는 200만명을 헤아리는 우리교민들이 약 15만개에 달하는 각종 사업장을 운영하면서 일년에 총 1,720억 달러의 매상을 올리고 있다니 참으로 놀라운 일이 아닌가.
흔히 우리 민족을 유대인과 비교하는 사람들이 있다. 유대인들이 자신만의 전통적인 교육을 고집하면서 유대교의 회당을 중심으로 함께 모여 살고 있는 것은 물론, 생존을 위한 치열한 노력을 보면 우리 민족과 크게 다를 것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한가지 유념할 것은 유대인들의 학교에서는 철저하게 유대민족의 역사를 구약성경을 중심으로 줄줄이 암기하고 가슴에 새기도록 유치원부터 대학에 이르기까지 가르친다는 것이다. 옛 조상들의 뿌리는 물론 근대 독일 나치치하에서의 대학살 과정과 새 이스라엘의 건국까지 민족의 긍지와 일체감을 교육하여 미국인이 아닌 `유대인`으로 거듭나게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미국사회의 주류가 되어 정치계의 17%가 유대인으로 채워져서 미국정치를 좌우하게 되었다.
우리 이민자들은 미국에 어떤 꿈을 가져갔으며 무엇을 이루어 냈을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경제적인 안정을 이룬 사람들도 많고 사회적으로 크게 성공한 삶들도 많지만 빌리 그라함 목사의 말처럼 한국 이민자들은 곳곳에 교회를 만들어 미국의 기독교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그 믿음이 참으로 정의와 평화 그리고 진리를 세워나가 미국이 세계를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세계를 `섬기는`나라로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꿈을 가져 본다.
<이재정(국회의원ㆍ민주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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