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단기 차익실현 성격이 큰 분리과세 하이일펀드 물량(60만여주)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측됐지만 이날 기관 순매도 물량은 10만주에 불과했다. 기관의 매도 물량이 예상보다 적었던데다 외국인과 개인의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되면서 주가는 오히려 급등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기관들이 매도 시점을 놓고 치열한 눈싸움을 벌이고 있다"며 "기관들이 보유한 물량이 대량으로 쏟아져 나올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에 주가 급등락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삼성SDS는 이날 전날보다 5.99%(1만4,500원) 오른 25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기관은 250억원을 내다 팔았지만 외국인이 190억원, 개인이 63억원 순매수하며 기관의 매도 물량을 받아갔다.
시장에서는 기관투자가들이 지난해 11월 삼성SDS 상장 당시 배정 받았던 물량 중 210만주(전체 주식의 2.7%)가 이날부터 보호예수로 풀리기 때문에 주가가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약 60만주 정도로 추정되는 분리과세 하이일펀드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올 가능성이 클 것으로 봤다. 지난 13일 기준 삼성SDS 주가는 24만2,000원으로 공모가(19만원) 대비 27.36% 높다. 단기차익 실현 성격이 강한 하이일펀드 입장에서는 매도 유혹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날 기관의 전체 순매도 물량은 10만1,349주에 불과했다. 오는 3월 코스피200지수 편입을 앞두고 인덱스펀드의 편입 물량이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가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 일각에서는 공매도 투자자들이 급격하게 쇼트커버링에 나섰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신건식 BS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하락을 예상하고 공매도에 나섰던 투자자들이 기관의 매도 물량이 당초 예상과 달리 적고 주가가 오르자 빌려온 주식을 갚기 위해 쇼트커버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날 기관의 순매도 물량을 전부 보호예수해제 물량으로 보더라도 여전히 상당 수준의 물량이 남아 있다"면서 "팔려는 쪽과 사려는 쪽의 팽팽한 기싸움이 끝나 균형이 무너지면 언제든 주가가 급락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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