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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ㆍ적조에 심상찮은 추석물가

굴비·북어 등 일제히 오르고 수입 조깃값까지 덩달아 껑충


추석을 앞두고 굴비ㆍ북어ㆍ참조기ㆍ병어ㆍ가자미 등 주요 제수용 및 선물용 수산물 가격이 크게 올라 가뜩이나 장기불황으로 가계형편이 좋지 않은 소비자들의 마음에 또 다른 부담거리로 작용하고 있다.

대형마트 등에서는 미리 확보한 물량으로 가격 상승폭을 최소화한 상품들을 내놓고 있지만 수산물 가격 상승세는 대부분 바다 환경 변화로 인한 어획량 감소에 따른 것이어서 인위적인 제한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에는 폭염에 따른 적조가 남해에서 서해ㆍ동해로까지 확산되는 추세여서 가을 이후에는 제수용 수산물뿐 아니라 멸치 등의 가격도 올라 국산 수산물 먹기가 더욱 힘들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23일 유통업계와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대표적 명절 제수ㆍ선물용 수산물인 굴비는 지난 설만 해도 가락시장에서 상품 10마리 기준으로 27만원에 거래됐으나 올 3월부터 가격이 올라 30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굴비 원료인 참조기의 대표산지인 제주 한림, 목포, 여수, 영광 등의 어획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탓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지난해 조업 초기부터 비축해둔 물량을 풀어 굴비 가격 인상폭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가격인하 노력에도 불구하고 올 추석에는 지난해 추석 때 많이 팔렸던 5만원대 굴비세트 등의 물량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장기비축이 어려운 선어인 참조기 가격은 큰 폭으로 뛰어올랐다. 이날 가락시장에서 거래된 참조기(상품, 10㎏) 평균 가격은 7만1,000원으로 일주일 전에 비해 21.4%, 1년 전에 비해서는 113.0%나 올랐다.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제주도 내 참조기 위판 실적은 1,646톤으로 전년동기 대비 23% 급감했다. 게다가 올여름 지속된 폭염으로 해수면 온도가 좀처럼 내려가지 않는 바람에 참조기 조업 시작 시기가 예년보다 더 늦어질 것으로 우려돼 가격하락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에서 잡히는 참조기 가격이 오르면서 수입조기까지 덩달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수입조기(하품, 7㎏) 가격은 이날 기준 전년 대비 29.1% 상승했다.



조기ㆍ굴비뿐이 아니다. 제사상에 오르는 대표 수산물인 북어 가격도 대태 기준으로 70%나 뜀박질했다. 그 외 병어(10.0%), 가자미(21.2%) 등도 가격 오름세에 동참했다. 가격이 내려가거나 보합세를 보이는 제수용 수산물은 문어(-15.7%)와 민어(0.0%) 정도다.

최근 들어서는 제사상에는 오르지 않지만 추석 선물세트로 인기가 많은 멸치 가격도 오름세다. 폭염으로 남해안에서 어획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김도율 롯데마트 수산물 MD(상품기획자)는 "멸치의 경우 수온상승ㆍ적조현상 등으로 산지 어획량이 지난해 이맘때보다 20~30%가량 감소했다"며 "추석 멸치 선물세트 가격이 지난해 추석 때보다 20%가량 높게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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