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한국 연금제도 개혁 권고

순천향대 김용하 교수는 이날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최로 열린 `국민연금 개혁방향 전문가 토론회'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지난 9-10월 IBRD가 우리 정부에 두차례 권고한 연금개혁안을 공개했다.IBRD는 한국의 국민연금제도에 대해 ▶연금부채의 증가 ▶높은 갹출부담 ▶국가기관의 기금운용 독점 ▶연금제도의 일관된 규칙 상실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진단했다.

IBRD는 현행 독점적인 국민연금제도를 운영하는 것보다 전국민에 적용되는 기초연금과 소득비례 부문을 분리, 소득비례 부문에 대해서는 민간 금융회사가 운영하는사적 기업연금제도를 도입, 경쟁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경우 법정퇴직금은 없어져 사적 기업연금으로 통합되며 사용자의 갹출 부담금은 현행 근로자 급여의 4.5%에다 3.5%를 추가해 총 8.0%로 늘어나게 된다.

IBRD는 현행 제도를 유지할 경우에도 강제적 퇴직금 제도를 연금으로 바꿔야 하며 사용자와 근로자의 갹출률을 오는 2032년까지 총 17.5%까지 높여 자산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계와 노동계 대표자들은 이날 토론에서 기본적으로 IBRD 권고안에 찬성을 표했으나 퇴직금 폐지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였다.

최정기 전경련 고용복지팀장은 "우리나라 연금제도는 적은 보험료로 높은 급여를 보장받는 제도로 오는 2030년이면 기금이 고갈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IBRD 권고안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엄규숙 한국노총 연구원, 윤우현 민주노총 정책국장 등 노동계 인사들은 기초연금과 소득비례 연금으로 분리, 운영하는 것에는 찬성하지만 현행 법정 퇴직금 제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IBRD의 권고안은 지난 95년 이후 IBRD가 전세계 공적연금제도에 대해 취하고 있는 일관된 입장"이라고 지적하고 "퇴직금 제도를 폐지하기 어려운 국내 현실을 감안, 현행 연금제도의 문제점을 보완할 계획"이라고 말해 IBRD권고를 수용할 뜻이 없음을 시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