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저녁 삼성전자의 브랜드 전시관 오픈 행사가 열린 해러즈백화점 2층에는 백화점 VIP 고객들과 주요 관계자들로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일반 가정의 주방과 식탁, 거실을 그대로 옮겨 온 듯한 28평 규모의 전시관 곳곳에는 삼성전자의 냉장고와 오븐ㆍ식기세척기ㆍ세탁기ㆍ청소기 등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행사 참석자들은 삼성전자의 유럽 전략제품인 T9000 냉장고와 에코버블 세탁기, 두 가지 요리를 동시에 할 수 있는 듀얼쿡 오븐, 강력한 세척력의 스톰워시 식기세척기, 세계 시장에 동시 출시한 모션싱크 진공청소기 등을 둘러보느라 분주했다. 전시관 주방에서는 '삼성 클럽드쉐프'의 대표 셰프로 미슐랭가이드에서 별 세 개를 받은 미셸 트로와그로가 오븐 등 삼성전자 생활가전을 활용한 특별한 요리를 선보였다.
삼성전자의 생활가전 전시장이 들어선 해러즈백화점은 지난 1849년 설립돼 올해로 164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유럽 최고의 명품 백화점으로 전세계 VIP 고객들이 하루 평균 5만명씩 찾는 명소다.
삼성전자의 전시관이 들어선 자리는 원래 독일의 유명 가전업체 지멘스의 매장이 있던 곳이다. 판매부진 등의 이유로 지멘스가 떠난 자리를 삼성전자가 꿰찬 것은 유럽 내에서 삼성전자 생활가전의 달라진 위상을 반영한다. 해러즈백화점은 명성만큼이나 입점 브랜드 선정에 깐깐하고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곳이다.
현재 해러즈백화점에서 단독 가전매장을 운영하는 업체는 독일의 밀레와 삼성전자 두 곳뿐이다. 유럽 가전시장 1위 자리를 놓고 삼성전자와 밀레의 일대 격돌이 시작된 셈이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윤부근 삼성전자 CE부문 사장은 "유럽 대표 백화점에 마련한 이번 브랜드 전시관은 유럽 소비자를 사로잡는 의미 있는 출발점"이라며 "2015년 생활가전 글로벌 1위 목표의 위상에 걸맞게 소비자와 만나는 공간도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곳으로 탈바꿈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윤 사장은 또 "해러즈백화점 브랜드 전시관 개관은 프리미엄 브랜드로 인정을 받았다는 상징성과 함께 수익 측면에서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특히 유럽 시장 점유율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윤 사장은 프리미엄 이미지 구축을 위해 전시관 디자인에도 상당한 공을 들였다. 이번 전시관 공간 연출과 디자인은 영국의 유명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켈리 호펜이 맡았다.
마이클 워드 해러즈백화점 최고경영자(CEO)는 "켈리 호펜과 삼성전자가 연출한 전시공간은 삼성 제품만큼 멋지고 혁신적"이라며 "빠르게 성장하는 가전 브랜드인 삼성과 펼칠 소비자 체험 마케팅의 성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해러즈백화점 입성을 계기로 세계적 부호들이 즐비한 백화점 VIP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공동 마케팅 및 홍보활동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