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이 9월 초 이사회를 열어 양 사 합병 안건을 결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양 사는 "합병에 대해 아는 바 없다"고 밝혔으나 업계에서는 조만간 합병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는 관측이 우세하다.
삼성그룹의 계열사 사업 구조조정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말부터 전자소재·화학 등의 계열사 간 구조개편이 진행되고 있다.
제일모직 패션 부문이 삼성에버랜드로 이관되고 삼성SDI가 제일모직 소재 부문을 인수하는 등 구조개편 작업이 단행됐다. 화학 부문에서는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이 합병했다. 삼성SDS와 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인 에버랜드도 상장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건설·중공업 부문 구조개편에서 삼성물산이 삼성엔지니어링을 합병할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 부문이 주력인 삼성물산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삼성엔지니어링 지분을 사들여 이 같은 예측을 뒷받침했다.
삼성중공업의 건설 부문도 삼성물산이 가져간다는 시나리오가 제기됐다. 삼성중공업이 올 들어 장기간에 걸쳐 그룹 경영진단을 받으면서 구조개편이 본격화되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적자를 기록하고 전반적인 업계 불황이 이어지며 수주 부진에 빠져 있다.
삼성엔지니어링 역시 지난해 1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에서 올해 상반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나 여전히 저가 수주에 따른 부담과 신규 수주가 목표에 못 미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이 이 같은 문제점을 해소하는 동시에 양 사의 강점을 살리기 위해 합병을 논의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에서 석유화학플랜트와 건설 부문을 삼성물산으로 넘기고 해양플랜트 부문은 삼성중공업으로 통합하는 방안은 쉽지 않아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통합 카드가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 삼성엔지니어링은 석유화학플랜트 분야에 각각 강점이 있어 합병하더라도 중복되는 분야 없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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