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이니 힙합이니 해도 김치 먹는 우리 정서엔 역시 트로트죠. 가요무대가 없어서는 안 될 이유입니다.”(현철) 트로트로 대표되는 성인음악의 고유명사로까지 불리는 KBS1 ‘가요무대’(월요일 오후 10시)가 오는 21일로 방송 20주년을 맞는다. “볼 만한 프로그램이 없다”고 애써 TV를 외면하는 40대 이상 중ㆍ장년층도 월요일 오후 10시면 편안한 마음으로 ‘가요무대’에 채널을 고정시킨다. 눈 지긋이 감고 흘러간 옛 노랫가락에 맞춰 흥얼거리는 재미는 ‘가요무대’만이 주는 행복이다. 강산이 두 번 바뀌는 동안 변함없이 무대를 지켜온 ‘가요무대’는 그 자체가 전통가요의 역사. 20년간 무대에 선 가수만 해도 연인원 1만 5,900명. 불린 노래는 1만 4,500곡에 달한다. “우리 민족의 일체감을 심어주고 있다”는 제작진의 자부심은 해외 동포들의 유별난 사랑이 증명해준다. 김동건 아나운서의 바통을 이어 2년 전부터 프로그램을 진행해 온 전인석 아나운서는 “프로그램을 사랑해 준 시청자들에게도 고맙지만, 아무리 바빠도 가요무대 일이라면 발벗고 나서는 트로트 가수들 덕에 여기까지 왔다”며 무대를 빛내준 가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국내 유일한 전통가요 무대인지라, 트로트 가수들의 애정은 각별하다. 20주년 특집 공연에는 ‘가요무대’ 최다 출연자 3인방인 주현미(485회), 현철(470회), 설운도(438회)가 한 자리에 모였다. 이 날 녹화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주현미는 “데뷔했던 85년에 가요무대가 생겨 20년간 가장 큰 덕을 봤다”며 “첫 무대 때 이미자 선배와 함께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던 순간을 잊지 못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20주년을 맞는 21일은 90분간 특집으로 이들 세 명을 비롯, 타계한 김정구ㆍ황금심ㆍ현인 등의 생전 모습을 담은 영상 상영도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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