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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기업 자금조달방식 변화
입력2002-04-09 00:00:00
수정
2002.04.09 00:00:00
기업어음등 단기금융시장 의존 탈피단기금융에 크게 의존하는 폭이 컸던 미 기업들의 자금차입 패턴이 장기금융을 선호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영국의 경제 전문 파이낸셜타임스(FT)는 9일 이와 관련 엔론 사태를 계기로 투자자들의 기업 재무현황에 대한 실사가 엄격해진 데다 채권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신문에 따르면 특히 기업어음, 단기채 등 단기금융 시장을 자금차입 창구로 주로 이용하던 기업들의 어려움이 최근 가중되고 있다는 것.
세계 최대의 온-오프 라인 미디어그룹인 AOL 타임워너는 이달초 60억달러의 기업어음을 3~30년 만기의 회사채로 전환했다.
이자 부담은 늘어났지만 단기 채무를 장기채무로 전환함으로써 갑작스러운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GE캐피털도 지난달 기존에 발행한 기업어음을 갚기 위해 110억달러 상당의 회사채를 발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불과 몇 개월전만 하더라도 기업들은 은행권 부채나 만기 도래한 기업어음을 갚기 위해 장기 회사채를 발행했으나 이제는 기업들이 부채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기 위해 장기채 부문을 늘리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특히 부채 포트폴리오상 장기채 부문이 늘어나면 신용등급의 급락 부담을 덜 수 있는 이점도 있다. 이와 관련, 뱅크오브아메리카시큐리티의 앤드류 쿠크리는 "회사채 시장에서 지나치게 단기금융에 의존하고 있는 기업들에 대해서는 투자자들의 신뢰가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기업들이 이자 등 단기적인 부담은 늘 수 있으나 유동성 위기를 탈피하려는 차원에서 장기채 발행 규모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FT는 전망했다.
최근 타이코, 글로벌크로싱 등 굵직한 기업들의 몰락도 결국 단기 유동성 위기에서 비롯됐기 때문.
모건스탠리의 메이 부시는 "기업 부채를 포트폴리오화는 것은 미래의 위험에 대비, 보험에 드는 만큼의 효과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 기업에 이어 유럽 기업들도 자금조달 경로를 다양화해 재무건전성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 힐튼, 세인즈베리, 렉스헴 등의 유럽 기업들의 경우 단기채를 전환하려는 차원에서 최근 잇따라 장기채를 발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운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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