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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기침약성분 PPA 전면금지 배경
입력2004-08-01 13:32:48
수정
2004.08.01 13:32:48
2000년 11월 사용중지 권고…일각선 '통계적으론 무의미' 논란도<br>식약청 "美수출품에 빼고 국내 시제품엔 최근까지 사용하기도"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출혈성 뇌졸중 유발 가능성을 이유로 사용을 전면 금지한 페닐프로판올아민(PPA)은 의사의 처방 없이 사먹는 종합감기약, 기침약 등에 코막힘을 풀어주는 충혈완화제로 흔히 쓰였던 물질이다.
체중감량제로도 흔히 사용됐던 PPA는 전세계적으로 50년 이상 널리 쓰였던 물질이지만 지난 1996년 예일대 연구팀이 이 물질의 출혈성 뇌졸중 유발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안전성에 문제가 제기돼 왔다.
퇴출조치의 근거로 사용된 예일대 연구팀의 보고서에 따르면 PPA는 여성에게서 매우 낮긴 하지만 출혈성 뇌졸중 발병 가능성을 증가시키며 남성 또한 이런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예일대 연구팀의 보고서에 따라 2000년 이후부터 업체들에 사용중지와 성분대체를 권고하는 등 자발적, 단계적으로 이 성분을 시장에서 퇴출시키는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아직 전면 사용금지나 명단공개는 하지 않고 있으나 사실상 거의 시장에서 사라진 상태다.
그러나 예일대의 연구결과에 대해 하버드대와 뉴욕시립대의 일부 연구자들은 통계적으로 무의미하다는 반박을 내놓고 있어 안전성 여부에 대해서는 논란이 없지 않다.
다만 FDA는 PPA 이외에도 다른 충혈완화제가 있으며 PPA의 장기적 체중감량 효과는 검증된 바 없기 때문에 굳이 이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고 보고 있다.
우리나라 식약청은 2000년 9월 PPA 함유 단일제와 식욕억제용 제제를 오남용 우려의약품으로 지정한 데 이어 같은 해 11월 제제의 제조, 수입, 판매를 자발적으로 중지하라고 국내 의약품 제조, 수입업소에게 요청한 바 있다.
또 2001년 4월에는 국내에서 PPA를 포함한 식욕억제제, PPA 단일제, 1일 최대복용량 100mg 초과 PPA 복합제에 대한 사용 금지조치가 내려졌으며 지난 6월 하순 제출된 최종보고서에서도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오면서 이번에 전면 금지조치가 내려진 것.
전면금지의 근거가 된 연구사업은 서울대 의대 신경과 연구팀 주관으로 전국의 40여개 병원이 참가한 가운데 2년 2개월간 940여명의 뇌졸중 환자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 최종보고서는 PPA 함유량이 적은 감기약을 먹더라도 이에 따른 출혈성 뇌졸중의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은 아니지만 상관관계가 있을 가능성을 부정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특히 장기 복용하거나 고혈압 등 출혈 소인을 가진 환자의 경우 위험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이 보고서는 지적했다.
일부 대형 제약업체들은 지난 2000년 11월 식약청의 사용중지 권고에 따라 이미 PPA 성분이 포함된 감기약의 생산을 자발적으로 중단한 상태지만 아직 상당수 업체들이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 유명 제약업체의 경우 미국에 수출하는 제품에 대해서는 PPA 대신 수도에페드린을 사용하면서도 국내 시판 제품에는 최근까지 PPA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었다고 식약청 관계자는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임화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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