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규제로 주택담보대출 시장이 막히자 지난 8월 마이너스통장 대출이 카드사태 이후 5년 만에 최대치로 늘었다. 이 때문에 가계대출도 올 들어 최대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3조3,873억원으로 올 들어 최대를 나타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5,969억원으로 전월(1,439억원 증가)보다 늘었지만 지난해 2조~3조원씩 급증하던 때와 비교하면 둔화된 상태다. 반면 마이너스통장 대출은 2조8,000억원이 증가해 전체 가계대출 증가를 주도했다. 지난달 마이너스통장 대출 증가액은 신용카드 남발에 따른 내수거품이 절정에 달했던 2002년 10월의 3조3,000억원 이후 58개월 만에 최대치다. 이처럼 마이너스통장 대출이 급증한 것은 2학기 학자금 수요와 함께 여름 휴가철에 지출한 카드대금 결제 등 계절적 요인이 가세했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하지만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계속되자 일부 가계에서 금리가 훨씬 높은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통해서라도 주택자금을 조달하려는 ‘풍선효과’도 부분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8월 중 중소기업대출은 4조3,686억원이 증가해 7월(3조1,399억원)에 비해서는 증가폭이 커졌으나 7조~8조원씩 급증하던 상반기에 비해서는 진정된 편이다. 대기업대출은 4,095억원이 늘어나는 데 그쳐 여전히 부진했다. 한편 시중자금이 증시로 빠져나가자 은행들이 대출재원 마련에 몰두하면서 양도성예금증서(CD)와 은행채 발행이 폭증했다. 지난달 은행들이 발행한 CD는 총 4조8,000억원에 달해 올초 10조원대의 폭증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은행채 순발행 규모도 7월 1조3,000억원에서 8월 2조4,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은행권이 CD 발행에 경쟁적으로 나서면서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가 되는 CD 금리도 상승세를 타고 있어 가계의 이자부담도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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