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의 5대 신수종 사업 가운데 태양전지ㆍ발광다이오드(LED)ㆍ자동차용전지 등 3개 사업이 '시간 게임(Time Game)의 딜레마'에 빠졌다. 시간 게임 딜레마란 미래 유망 사업으로 반드시 선점해야 할 필요성은 명확하지만 언제 시장이 열릴지 장담하기 어렵다 보니 사업을 당장 시작하기도 어렵고 마냥 착수를 늦출 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을 일컫는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이 5대 신수종 사업 가운데 시황 악화 등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신사업에 대해 투자금액 및 목표 재조정을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망 사업이다 보니 지속적으로 투자는 하지만 당초 세웠던 투자금액ㆍ시기ㆍ매출목표 등에 대해서는 일부 수정 작업을 하고 있다"며 "다른 그룹도 사정은 비슷하다"고 말했다.
5대 신수종 사업 가운데 삼성이 고민하는 파트는 다름 아닌 태양전지ㆍLEDㆍ자동차용전지 등이다. 태양전지는 결정계 양산을 사실상 포기했고 LED 역시 이미 전자 사업부로 편입되면서 사업 규모가 축소됐다. 자동차용전지도 시장이 열리지 않으면서 어려움에 처한 상태다.
당초 계획은 2020년까지 태양전지는 6조원 투자(매출 목표 10조원), 자동차용 전지 5조4,000억원 투자(10조원), LED 8조6,000억원 투자(17조원) 등이었다. 하지만 결정계 사업 포기와 LED 사업 축소 등으로 당초 세웠던 투자금액 및 매출 목표 등의 재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문제는 이들 3개 신사업이 언제 시장이 열릴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태양전지ㆍLEDㆍ자동차용전지 등은 사실상 유럽이 시장을 주도해왔고 리드해왔다"며 "유럽이 위기에 빠지면서 국내 기업이 추진하는 신사업도 동시에 위기에 빠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결국 시간 게임의 문제"라며 "삼성이 투자금액 및 시기 등의 조절을 통해 어느 시점에 이들 3개 사업을 본격적으로 치고 나가느냐가 키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도 "태양전지ㆍLEDㆍ자동차용전지는 포기할 수 없는 분야이고 삼성도 이를 잘 알고 있다"며 "계획 재조정 과정에서 이들 신사업에 대해 어떻게 결론을 내릴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5대 신사업 가운데 당초 계획대로 이행되는 부문은 의료기기와 바이오시밀러다. 의료기기는 메디슨 인수에 이어 의료기기팀을 부로 승격하는 등 당초 계획대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역시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당초 올해까지 계획했던 투자를 마무리 지으며 내년부터 본격적인 양상에 나설 채비를 완료한 상태다.
한편 삼성은 당초 이들 5대 신사업에 대해 2020년까지 총 23조3,000억원을 투자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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