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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마비로 통상고아 될판"

"의원들 FTA옳다 하면서 총선 눈치보기로 비준안해물류 중심지도 정쟁탓 뒷전" 한국무역협회 김재철 회장은 26일 “전세계가 자유무역협정(FTA)을 위해 전략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데 우리는 아직도 단 한 개의 FTA도 없어 `통상고아`가 될 처지에 놓였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날 제40회 무역의 날(30일)을 앞두고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ㆍ칠레 FTA와 관련, “정부가 체결한 FTA를 의회가 비준하지 않는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ㆍ칠레 FTA는 지난해 10월 체결됐다. 그는 “사실상 가장 민감한 품목인 배, 사과 등을 예외로 하는 등 협상 과정의 노력으로 농업에 대한 영향이 알려진 것보다 크지 않다”며 “여야 국회의원들을 만나 얘기하면 다들 `옳다`고 하면서도 내년 총선만 생각하고 농민들 눈치만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한ㆍ칠레 FTA 비준이 절실한데 의정은 마비상태고 정부 및 유관단체들이 힘을 합쳐야 하는 전자무역추진위원회도 부안 사태로 연기돼 안타깝다”며 “물류 중심지를 만들겠다는 것도 말로만 하고 있지 실행은 하나도 안된 채 정쟁에 휩싸여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 그는 일부 수익자 부담론에 대해서도 “FTA에 따른 이익은 국가 전체의 이익이고 최대 수혜자는 바로 전 국민인 만큼 자꾸 편가르기를 해선 안 된다”며 “재계가 덕을 보니까 농민들을 위해 돈을 내 놓아야 한다는 논리도 받아들일 수 없으며 이는 조 단위의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국가가 해야 할 일”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특히 “중국의 개성 상인이라고 할 만한 저장(浙江)성 영파(寧波) 상인들 사이에는 `불구최호 지구최배`(不求最好 只求最配)라는 말이 있는데 이상적인 절대 선이 아니라 현실적이고 시장원리에 맞는 상대적인 선을 구한다는 뜻으로 우리도 새겨 볼 만한 말”이라고 소개했다. 김 회장은 “올해 수출은 작년보다 18% 늘어난 1,920억달러, 무역흑자는 135억달러 가량이 될 것”이라며 “이는 수출증가율로 치면 90년 이후 3번째로 높은 것이지만 연간 수출금액으로는 300억 달러가 늘어나 사상 최대”라고 설명했다.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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