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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로 유출된 국악 유물의 귀환을 돕기 위해 국립국악원과 손을 잡았습니다. 백화점 고객들은 물론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국악과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장재영 신세계백화점 대표는 3일 서울 서초구에 있는 국립국악원을 찾았다. 이동복 국립국악원장을 만나 한국 대표문화 중 하나인 국악의 진흥을 지원하는 업무협약을 맺기 위해서다. 정 대표는 이날 협약식 후 직접 특별공연을 관람하고 정악단원들로부터 국악기에 대한 설명을 듣기도 했다.
신세계백화점과 국립국악원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국악 유물 중 상당수가 미국을 비롯해 해외 여러 나라로 유출돼 있는 상황이다. 다수의 미술작품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전통유산이지만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는 실정이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국민들이 직접 구경할 수 있는 기회조차도 흔하지 않다.
이에 따라 신세계백화점은 매년 2억원씩을 투자해 해외 소재 국악 유물의 국내 전시를 돕기로 했다. 첫 번째 행보가 다음달 1일부터 12월1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무료로 열리는 '120년 전 미국으로 간 조선 악기' 전시회다. 이번 전시에서는 1893년 미국 시카고 만국박람회 출품을 위해 반출됐다가 돌아오지 못하고 미국 매사추세츠주 소재 피보디 에식스 박물관에 소장된 대금ㆍ생황 등 국악기 9점이 전시된다. 조선시대 고서와 그림ㆍ악보 등 국보급 유물 34점도 전시될 예정이다.
장 대표는 "앞으로 시리즈 형식으로 벨기에ㆍ독일ㆍ오스트리아 등 국외에 산재한 국악기를 찾아 해마다 전시회를 열 계획"이라며 "전통 국악문화 융성을 위해 함께할 수 있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동복 국립국악원장도 이 같은 노력이 "국악 유물의 소중한 가치를 보존하고 계승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신세계백화점은 백화점 고객을 대상으로 국악 알리기에도 직접 나서기로 하고 백화점 문화홀에서 다양한 국악 공연을 개최하고 신세계 제휴카드를 소지한 고객에게는 국립국악원 공연 할인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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