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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BT사 미 MCI사 인수/미 전화시장 ‘국제전’ 점화
입력1996-11-05 00:00:00
수정
1996.11.05 00:00:00
김인영 기자
◎합병 장점 살려 유럽∼미 회선 장악 우려/AT&T “영 시장도 완전 개방해야” 주장【뉴욕=김인영 특파원】 영국의 브리티시 텔레콤(BT)이 미국 제2의 장거리 전화회사인 MCI사를 인수키로 함에 따라 미장거리 전화시장은 물론 대서양을 사이에 둔 국제전화시장을 놓고 미 최대전화회사인 AT&T와의 국제전이 불가피하게 됐다.
미국의 장거리전화시장은 AT&T가 53.0%로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MCI 17.8%, 스프린트 10.0%, 월드콤 5% 등의 순이며 나머지 14.1%를 1백여개가 넘는 군소업체들이 나눠먹고 있다.(95년 기준) 미 언론들은 외국기업의 미국회사 인수로는 최대인 이번 인수에 대해 「위협(threat)」, 「약탈(foray)」 등 곱지않은 표현을 쓰면서 미국내법에 제한이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영국 BT와 미국 MCI가 합병, 새로 명명키로 한 「콘서트」 그룹의 매출액은 4백20억 달러(95년)로 AT&T의 5백6억 달러에 못미친다. 그러나 AT&T가 컴퓨터제어 회사인 NCR를 매각키로 했기 때문에 두 회사의 올해 매출액 차이는 좁혀지게 됐다. 게다가 「콘서트」 그룹은 영·미 합병회사의 장점을 살려 국제전화량이 밀집한 유럽∼미국간 통신망을 장악하기 쉬운 여건을 갖추고 있다.
영국 전화회사가 미 2위 업체를 인수하자 가장 위협을 느끼는 업체는 역시 AT&T다. AT&T는 그동안 MCI와 치열한 가격인하 경쟁을 벌이는 바람에 순이익이 대폭 줄어들었고 얼마전 무명의 존 월터 사장의 임명으로 경영에 혼선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영·미 합병회사의 공격을 받게 됐다. 합병이 공식발표된 3일 AT&T는 자료를 통해 『이번 인수는 미 연방통신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의 엄격한 조사를 거쳐야 할 것』이라며 『미 행정부는 영국이 자국 전화시장을 완전하고 자격제한 없이 개방하는 조건으로 이번 인수를 승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AT&T는 이미 네덜란드·스웨덴·스페인·스위스가 공동투자한 유럽의 유니소스 그룹과 제휴관계를 맺고 있다. AT&T는 유럽전화시장의 개방을 주장하면서 유럽회사와의 협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지만 국내시장을 방어하는게 우선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한편 미국 랭킹3위 장거리회사인 스프린트사는 독일 텔레콤사에 지분 20%를 내주고 있는데 독일 시장은 영국시장보다 덜 개방적이기 때문에 유럽시장 진출보다는 영국기업의 미국시장 진출에 더 신경을 써야 할 형편이다.
BT와 MCI의 합병 소문이 전해진 지난 1일 뉴욕 증시에서 AT&T의 주가는 1.43% 떨어졌으나 스프린트 주가는 10% 정도 뛰었다. 미국 투자자들은 AT&T가 타격을 받겠지만 스프린트는 상대적으로 이득을 볼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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