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의 빠른 속도는 모바일 인터넷에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전망된다. 이전까지는 휴대용 정보기술(IT) 기기로 '이동하면서 인터넷을 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에 만족했다면, 이제는 언제 어디서든 컴퓨터 앞에 앉아있을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를 즐길 수 있게 되는 것. 이 같은 변화는 모바일을 통해 동영상 관련 서비스가 얼마나 보편화되는지를 통해 집약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킬러 서비스는 동영상= LTE 시대의 '킬러 서비스'는 동영상 서비스다. 1.4기가바이트(GB)짜리 영화 한 편을 다운로드 받는 데 2분밖에 걸리지 않고 스트리밍으로 봐도 버퍼링이 없기 때문에 어디서든 생각나는 대로 영상을 즐길 수 있다. 이는 그저 아무데서나 빠른 속도로 동영상을 볼 수 있다는 데 그치지 않는다. 다양한 관련 서비스들이 LTE라는 날개를 달고 꽃을 피울 전망이다. 우선 영상 통화ㆍ회의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 7월 LTE 서비스를 개시하면서 LTE망으로 여러 사람들끼리 바로 옆에 있는 것처럼 회의할 수 있는 'HD 비디오 컨퍼런스'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전까지 3G 이동통신 서비스로는 뚝뚝 끊기는 목소리와 영상 때문에 화상회의가 거의 불가능했다. SK텔레콤은 이달 내로 출시할 LTE 스마트폰에 고품질 영상통화 서비스인 '영상통화 에볼루션'을 기본 탑재할 예정이다. 이전까지 영상통화는 64Kbps로 제공됐지만 영상통화 에볼루션은 이를 500Kbps 이상으로 개선했다. 예를 들어 홍길동 씨가 부인과 영상통화를 하면서 부모님께 드릴 선물을 직접 살펴보고 논의하면서 고르는 일이 가능해진다. "8배 이상 선명한 영상과 2배 이상 깨끗해진 음성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게 SK텔레콤 관계자의 설명이다. 동영상 시대 만개로 단말기 시장에서도 변화가 올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이 작은 화면의 스마트폰 보다는 큰 화면의 태블릿PC를 더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기존 서비스에 속도 더해 신개념 서비스 등장=이전까지 있던 서비스도 4G의 속도가 더해지면 새로운 서비스로 거듭나게 된다. 우선 LTE 시대엔 '모바일 개인방송'이 지금보다 훨씬 자연스러워 진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LTE 시대에는 깨끗한 화질의 모바일 개인방송을 실시간으로 시청하고 VJ와 대화도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개인 방송을 각자의 주소록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맥끼리 공유할 수도 있다. 덩치가 커 PC에서만 즐겼던 다중접속온라인게임(MMORPG)도 LTE 덕분에 모바일로 다시 태어난다. '스타크래프트'나 '리니지'를 스마트폰으로도 친구들과 즐길 수 있는 것. SK텔레콤은 LTE용 MMOPRG 게임을 올해 내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밖에 스마트폰, 태블릿PC, TV로 언제 어디서든 끊김 없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N스크린 서비스'도 LTE시대의 '기대주'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이미 각각 '호핀(Hoppin)', '슛앤플레이(Shoot&play)'라는 N스크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4G 서비스가 보편화되면 이용자 수가 급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게다가 유선으로 스마트폰과 TV를 연결해야 하는 등의 한계도 벗어날 수 있다. ◇LTE 통신망, 가정을 바꾼다=LTE는 가정의 풍경도 크게 바꿀 전망이다. 우선 집안의 가전들을 본격적으로 연결해주는 이동통신망으로 활용된다. 예를 들어 냉장고와 TV, 도어락과 에어콘에 통신용 칩이 내장되면서 각각의 인터넷 주소를 갖게 돼 스마트폰으로 언제든지 상태를 확인하고 제어할 수 있게 된다. 건망증이 심한 집 주인도 문이나 가스밸브가 제대로 잠겼는지 확인하러 출근길에 되돌아갈 필요가 없다. 집에 있는 애완동물을 위해 냉난방 기구로 온도를 원격 조절할 수 있다. 어디 있더라도 집에 있는 것처럼 가전제품을 관리할 수 있게 되는 것. 임종태 SK텔레콤 네트워크기술원장은 "스마트홈 분야를 장악하기 위해 가전업체, 구글ㆍ애플 같은 IT업체, 이동통신사들이 벌써부터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며 "2, 3년 정도 후에는 꽃이 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동통신=음성+데이터통신'이라는 공식은 LTE 시대에 '이동통신=데이터통신'으로 바뀔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이동통신사들이 음성전화 가입자를 기반으로 가입자 수를 계산했지만 앞으로는 데이터통신을 이용하는 회선 수로 계산하게 될 것"이라며 "4G 시대에는 가입자가 수억 명으로 늘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패러다임이 아예 바뀐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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