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공개(IPO) 시장이 개점휴업 상태에 빠지자 예비 상장 주식을 거래하는 장외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신규 상장에 대한 기대감이 줄면서 예비 새내기 주들의 몸값도 낮아지는 추세다.
7일 장외시황 정보제공업체인 피스탁(PSTOCK)에 따르면 코이즈의 장외시장 기준가격은 이날 9,100원으로 마감해 최근 닷새간 9% 가량 하락했다.
코이즈는 플라스틱 필름과 시트 등을 제조하는 기업으로 지난 6월 15일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았다. 지난달 27일 상장예심을 통과한 맥스로텍도 최근 5거래일간 8% 가량 빠졌다. 이외에 씨제이헬로비전과 아이원스, 여의시스템, 와이엠씨 등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한 장외기업들도 최근 주가가 하락했다. 일반적으로 상장을 앞둔 장외기업들은 기대감이 반영되며서 주가도 상승하는 흐름을 보이지만 요즘엔 반대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예비 새내기주들의 몸값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이유는 국내외 증시가 크게 흔들리며 IPO시장이 침체기에 빠졌기 때문이다. 이달 상장을 추진하는 곳이 전무하자 IPO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자연히 예비 새내기 주들의 거래가격도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달에 국내 증시 상장을 위한 IPO에 나서는 곳은 한 곳도 없다. 70곳이 상장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국내 증시에 입성한 장외기업도 단 17개사에 불과하다.
한 증권사 IPO 담당자는 “이미 3곳이 상장을 철회하는 등 올해 국내 IPO시장은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증시 침체로 최악의 상황”이라며 “8월이 반기보고서 제출 등으로 비수기이기는 하나 증시 침체 등으로 장외기업들이 계속 상장을 추진할지도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침체된 분위기는 신규 상장에 대한 기대감 하락과 장외기업 기준가격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유럽 재정위기가 사그라지면서 IPO가 다시 활성화될 수는 있겠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덧붙였다.
여기에 올해 증시에 입성한 신규 상장회사들이 공모가격에도 미치지 못하는 주가 수준을 보이고 있는 점도 장외기업 몸값을 낮추는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장기업 17개사 가운데 현재 주가가 공모가격을 밑돌고 있는 곳은 12개사에 이른다. 공모가격 이상의 주가 수준을 기록 중인 곳은 남화토건과 사람인에이치알, 빛샘전자, 디지탈옵틱, 나노스 등 단 5곳에 불과하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투자자들은 공모가격에 주식을 인수해 상장 뒤 상승한다는 기대감으로 새내기 주에 투자한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증시가 흔들리며 대부분의 신규 상장회사들의 주가도 하향 추세를 보이면서 IPO주에 대한 기대감이 줄었고 이 같은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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