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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사실상 더블딥 진입"
입력2002-08-01 00:00:00
수정
2002.08.01 00:00:00
2분기 GDP 1.1% 저성장증시폭락에 소비급감 "3분기 마이너스 성장"
미국 경제가 더블딥(W자형 이중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가시화되고 있다. 미국의 지난 2ㆍ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1.1%(잠정치)의 저성장을 기록, 3분기 이후에 마이너스 성장이 우려되고 있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미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을 감안할 때 1%대의 성장은 경기 후퇴를 의미하며, 따라서 미국 경제가 사실상 더블딥에 진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월가의 경제전문가들은 미국 경제의 급격한 둔화로 인해 수출의존적인 아시아 국가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 한국을 비롯, 아시아 국가의 성장전망치를 일제히 하향조정하고 있다. 미국 경제의 재둔화는 기업 수익 개선을 지연시켜 뉴욕 증시 하락의 요인이 되고 있다.
▶ 사실상 더블딥 진입
미국의 2분기 성장률 1.1%는 월가의 기대치는 2.2~2.5%에 크게 하회하고, 2~4%로 추정되고 있는 미국 경제의 잠재성장률 이하의 수준이다.
리먼브러더스의 셔먼 루이스 부회장은 "2분기 성장률이 잠재성장률 이하로 떨어졌고, 3분기 초인 7월 이후 주가 폭락으로 소비가 둔화될 것을 감안하면 더블딥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2분기 성장률이 크게 하락한 주 원인은 소비 하락이다. 미국 경제의 3분의2를 차지하는 소비가 1분기에 3.1% 상승했으나, 2분기엔 1.9% 상승에 그쳤다.
주식시장이 하락하면서 미국인들이 재산 감소에 따른 불안감으로 씀씀이를 줄이고, 대신에 저축을 늘렸기 때문이다. 미국의 저축률이 최근 짧은 시일에 0.7%에서 4.0%로 급증한 것은 소비가 급감한 것을 역설적으로 입증하고 있다.
또 서부지역 부두 파업 우려로 미국 기업들이 해외 수입물량을 당기는 바람에 2분기 수입이 24% 증가, GDP에 1.8% 포인트 하락요인이 발생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의 이코노미스트 데이비드 위스는 갑작스런 수입 급증만 없었더라면 2분기 성장률이 2.9%에 달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3분기 성장률은 더 악화될 전망이다. 7월에 발생한 주가 하락이 소비와 부동산 시장에 타격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발표된 거시통계를 보면, 컨퍼런스 보드의 7월 소비자신뢰지수는 97.1로 전월 106.3에 비해 하락했고, 부동산 시장의 척도가 되는 기존주택 거래량은 7월에 11.7%나 급감했다.
6월 내구재 주문량은 전월비 3.8% 하락했다. 미래의 경제동향을 보여주는 많은 지수들이 하락기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3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뱅크원의 다이앤 스웡크 부행장, PNC 은행의 이코노미스트 스튜어트 호프만등은 "더블딥은 없을 것"이라며,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지만 마이너스로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 아시아 타격 클 듯
아시아 국가들은 2분기에 미국의 부두파업이라는 특수한 현상으로 수출을 확대했지만, 앞으로는 미국 경제둔화로 수출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웰스파고 은행의 손성원 부행장은 "아시아 국가들은 미국 경기가 나빠지는데다 달러에 환율을 고정시킨 중국과 홍콩에 대해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을 잃게 되므로, 수출 악화를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리먼브러더스는 연초에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6.5%로 예측했다가 최근에 6% 미만으로 하향조정했다. 모건스탠리는 미국 경제의 더블딥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아시아 지역(일본 제외)의 올해 성장률을 당초 5.9%에서 3.3%로 낮췄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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