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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창구가 중기 주치의 되자(경제를 살리자)

◎금융계 동맥경화… 시중자금 “풍요속 빈곤”/교하산업·뉴코아 긴급대출 신선한 충격중소기업의 부도사태와 대기업의 부도위기설이 업계를 잔뜩 움츠리게 하는 상황에서 최근 중소기업인 교하산업과 대기업인 뉴코아에 대한 금융기관의 긴급대출은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천막제조업체인 교하산업의 경우 종금사등 26개 2금융권 기관들이 한데 뜻을 모아 20억원을 긴급지원해 쓰러지기 직전의 중소기업을 살려냈다. 뉴코아에 대한 하나은행의 3백억원 긴급대출은 악성루머에 시달려 자금수급에 애로를 겪던 한 대기업을 부도루머의 수렁에서 구해냈다. 지원에 나선 이들 금융기관은 기존의 금융관행대로라면 신규대출보다는 여신회수에 나섰을 가능성이 더 크다. 그러나 이들은 해당기업들이 처해 있는 어려운 현재 상황을 중시하기보다는 이들 기업의 시장성과 성장성을 따져보고 승산을 점쳤다. 지난해부터 잇따라 터져나온 우성, 덕산, 건영, 한보, 삼미 등 대기업들의 부도사태에 연루된 금융기관과 그렇지 않은 금융기관간에 차이는 단순하다. 금융기관의 경영시스템과 체질이 다르다는 점이다. 「경제살리기」가 국정의 최우선 과제가 되고 있고 그 첫째 목표 중 하나가 부도도미노의 방지이다. 당연히 금융기관의 적극적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 한보사태 직후에만 7조원 이상 엄청난 규모의 자금이 풀렸지만 대다수 기업의 돈가뭄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풀린 돈이 기업으로 수혈되지 못하고 금융기관만을 맴도는 자금흐름의 동맥경화증 때문이라는 진단이다. 대다수 금융기관의 여신심사제도가 취지와는 달리 단순한 서류심사와 담보위주의 관행으로 이루어지고 있는게 실상이다. 서류 몇장에서 기업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읽을 수는 없다. 오히려 서류 몇장이라는 위장된 덫에 걸려 부실대출만 양산해온 것이 대부분 금융기관의 현실이다. 잇따라 쓰러진 대기업들의 예가 그 반증이다. 바로 금융기관 여신시스템의 체질개선 없이는 금융부실만 키우고 이는 금융기관의 부실로 이어져 자금줄을 한층 경색시키는 악순환만을 초래하게 된다. 그러나 은행만의 잘못은 아니다. 최근 한보재수사에서 보듯 담보대출이 아니면 대출자의 책임을 따지는 풍토도 이를 부추기고 있다. 경제살리기에서 중요한 과제와 몫은 바로 금융기관과 금융주변의 환경변화와 체질변신에 달려 있음도 이 때문이다. 은행창구가 기업, 특히 중소기업인들의 주치의가 되어야 한다. 은행이 창구에 찾아온 기업들을 조금만 더 관심과 애정을 갖고 들여다본다면 제2, 제3의 「교하산업」은 부지기수일 것이다.<이병완 정경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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