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시스(FreeSIS)는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2010년 만든 자본시장 포털서비스다. 주식·펀드·채권·파생상품 등 자본시장의 각종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금융투자협회는 프리시스를 통해 자본시장의 공시 및 통계정보 활용능력을 제고하는 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0년 9월1일 통계의 날을 기념해 국무총리상까지 받았다. 2011년 4월 업그레이드 버전인 프리시스2.0이 나왔고 이후 교차통계 등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과 연동하는 등 시대 변화에 맞게 개편됐다.
프리시스 업그레이드는 거기에서 멈췄다. 하루에도 수만건씩 쏟아지는 자본시장 정보를 유기적으로 관리하려면 꾸준히 업그레이드를 해야 되는데 하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투자자의 불만은 쌓여만 간다. 원하는 정보를 적재적소에서 알아내기 어렵다는 게 일반인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예를 들어 판매사의 계열 운용사 펀드판매 비중을 알아보려면 펀드→회사→판매사통계→계열 신규판매 비중까지 4번이나 클릭해야 한다. 오리무중의 미로다.
업그레이드가 멈추고 투자자의 불만이 쌓인 원인을 거슬러올라가 보면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을 정도로 나빠진 증권업황이 있다. 협회는 회원의 회비로 운영된다. 회원인 증권사는 지난 몇 년간 돈을 제대로 벌지 못했다. 협회는 지난해 증권업계의 부진을 감안해 올해 회원사 회비로 전년(530억원)보다 18.9% 축소된 430억원을 편성했다. 최근 2년간 회비 축소율은 24.7%에 달한다. "이런 상황에서 프리시스 업그레이드에 들일 돈을 마련하기가 어려웠다"는 게 협회 측의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상장 증권사의 절반이 적자를 기록하는 등 자본시장이 어렵다는 사실을 뻔히 아는 협회가 차마 프리시스 개선 필요성을 꺼내기는 껄끄러웠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지난해에 이어 증권업계의 구조조정과 감원이 다시 진행되고 있다. 증권업계에 봄날이 와야 프리시스도 새옷으로 단장을 할 텐데 좀처럼 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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