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도 변화가 없다시피한 보험업계에서 괄목 성장으로 '기린아'라는 평가까지 받고 있는권점주(사진) 신한생명 사장이 경영의 '턴어라운드'를 선언했다. '품질 경영'을 올해 경영 키워드 전면에 내세운 것인데 외형 성장으로 업계 '빅4'의 위치를 굳혀온 것과 정반대의 노선을 내건 셈이다.
저금리가 계속되면서 보험시장의 위기론이 점화하고 있는 상황론에 바탕을 둔 것이자 빅3를 위협할 만큼 덩치가 커진 만큼 걸맞은 체질 개선을 동반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을 담고 있다.
5일 신한생명에 따르면 권 사장은 최근 저성장ㆍ저금리ㆍ저수익으로 대변되는 3저 시대를 맞아 질적 성장으로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전직원들에게 공식 통보했다.
권 사장은 우선 지난 2011년 취임 이후 7%대까지 절반 이상 떨어진 불완전 판매를 더욱 줄이는 한편 일선 지점장 평가 때도 그간 3대7 수준이던 품질과 외형 성장의 평가 비중을 5대5로 균형을 맞췄다. 단순히 체결된 보험 계약 건수만 따지기보다는 고객 만족도, 완전 판매 등에 주목하겠다는 것이다.
같은 줄기에서 신한생명은 설계사의 정착률과 1년 뒤 보험 계약 유지 정도를 보여주는 13회차 계약 유지율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역마진 방지와 관련해서는 보장성 보험의 비중을 높이고 저축성 보험의 경우 공시이율을 현실화하는 등의 조치를 내렸다. 저축성보험의 최저보증이율도 낮췄다.
특히 장기화되고 있는 저금리 상황은 자산운용 차원의 대응만으로는 극복이 어렵다고 보고 상품 포트폴리오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신한생명 관계자는 "외형에 집착하던 시기에는 아무래도 고객 관점보다는 성장 논리에 매몰되기 쉽다"며 "품질 경영은 고객과의 접점을 늘려 고객과 회사가 서로 윈윈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권 사장의 턴어라운드 선언에는 그간 규모의 성장을 위한 기반을 착실히 닦았다는 자신감이 한 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신한생명은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월납 초회보험료(신 계약 기준)가 1,000억원을 돌파했고 최근 1년간 1건 이상 계약을 성사시킨 설계사 수도 1만명에 이르렀다.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신한생명의 최근 3년간 시장점유율은 7% 내외로 명실상부 업계 4위로 도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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