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상장지수펀드 운용사인 뱅가드의 추종 지수 변경 작업이 막바지에 진입하면서 국내 증시의 수급 부담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종목 간 청산 속도가 달라 이미 정리 작업이 마무리단계에 진입한 종목의 경우 매도세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9일 파이낸셜타임즈스톡익스체인지(FTSE)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으로 FTSE 이머징 트랜지션 인덱스 내 한국 기업 비중은 4.4%를 기록했다. FTSE 이머징 트랜지션 인덱스는 뱅가드가 ETF 추종지수를 기존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에서 FTSE로 바꾸는 과정에서 사용하는 지수. MSCI에서 한국은 신흥시장에 속하지만 FTSE에서는 선진시장으로 분류되어 있어 뱅가드는 FTSE 이머징 트랜지션 인덱스 내 한국 비중을 점진적으로 줄여가면서 지수 변경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월8일 지수 변경작업을 시작할 때 FTSE 이머징 트랜지션 인덱스 내 한국물 비중이 14.7%였던 점을 고려하면 현재까지 약 70% 가량의 청산작업이 진행된 상태다. 실제로 지수에 포함되어 있는 111개 종목에 대한 청산 물량 잔여 비중도 31% 수준으로 떨어졌다.
뱅가드의 청산 완료 예정일은 7월3일으로 앞으로 9주간의 시간이 남아 있다. 따라서 산술적으로 뱅가드는 매주 최초 한국물 보유분의 약 3.5%씩을 시장에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지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수 변경 작업이 시작되었던 초기 뱅가드는 기존에 가지고 있던 한국 주식을 매주 4~5%씩 처분하며 조정 속도를 높였었다”며 “그러나 현재 보유 물량과 남은 기간을 고려해 보면 처분 속도가 줄어들어 국내 증시의 수급 부담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종목별로 처분 속도의 차이가 있어 수급 부담 정도가 다르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청산이 대부분 진행된 종목으로는 현대상선과 SKC, 한진해운, CJ대한통운, 동국제강 등이 꼽힌다. 이들 종목은 지난달 말까지만 하더라도 지수 내 비중이 0.01%를 기록했지만 지난 7일에는 0.005% 이하로 줄었다. 청산물량 잔여 비중도 25% 아래로 떨어진 상태다.
반면 제일기획과 LG유플러스, 한전기술, 하이트진로, 롯데칠성, 농심은 현재까지 청산 작업이 절반 밖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또 SK텔레콤과 NHN, 삼성테크윈, 엔씨소프트 등도 잔여 청산물량 비중이 40% 수준으로 향후 수급 측면에서 부담이 우려되는 종목으로 꼽혔다.
한편 국내물 중 FTSE 이머징 트랜지션 인덱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은 종목은 삼성전자로 7일 현재 1.15%를 차지하고 있다. 최초 비중 3.69% 중 현재까지 70% 남짓 내다 팔아 청산 잔여물량은 30%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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