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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貨강세 기업 체질개선 계기로
입력2002-07-16 00:00:00
수정
2002.07.16 00:00:00
■ 환율 20개월만에 최저… 전망·대책"기업들은 환율을 탓하지만 환율은 시장에서 결정되는 것인 만큼 정부와 한국은행의 노력에는 한계가 있다.
원ㆍ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부담은 정부와 한국은행ㆍ기업 모두가 나눠 져야 하며 기업은 환율하락을 체질개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강조한 말이다. 이제는 우리 경제의 체질이 상당히 튼실해졌고 그래서 원화강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기업들은 이제 우는 소리를 해봤자 정부가 봐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원화강세에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익히 알다시피 달러화는 올들어 원화는 물론 유로ㆍ엔화 등 주요 통화에 대해 11~13%가까이 하락했다.
더욱이 아직도 달러화가 고평가된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어서 당분간 약세가 불가피하다는 게 전반적인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정부 당국자들조차 원화환율 하락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 단기적으로는 1,140원까지 하락할 수 있어
이달 들어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환율하락의 속도를 조절하기 위한 국책은행 등의 매수세를 제외하고는 달러매입 수요가 크게 줄어든 상태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환율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어서 달러매입은 최대한 늦추고 달러매각은 최대한 앞당기려는 현상이 일반화되면서 환율하락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달러약세에 대한 기대심리가 강한 탓에 원화환율도 계속 내리막길을 걷게 될 전망이다. 하지만 정부가 환율급락에 따른 경제충격을 우려해 간헐적인 시장개입을 단행할 수밖에 없는데다 외환시장 내에서의 자율적 경계감으로 완만한 하락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점쳐진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16일 원화환율이 장중 1,170원선 밑으로 떨어졌다가 다시 70원선을 회복한 것은 정부의 시장개입과 함께 시장에서 급락에 대한 경계감도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외환시장에서는 원화환율이 하락과 일시적인 반등을 되풀이하는 가운데 1,140원선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지난 2000년 11월 원화환율이 1,140원선을 뚫고 올라갈 때 강력한 저항을 받았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기술적 지표상으로는 1,140원까지는 환율이 큰 저항을 받지 않고 내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 연말까지는 추세 이어질 듯
최근의 달러가치 하락은 구조적인 요인에서 비롯된 것이다.
경상적자 및 재정적자 확대, 금융시스템에 대한 신뢰 붕괴 등은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성격의 문제가 아니다. 따라서 달러약세가 끝나고 원화환율이 다시 상승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금융 부문과는 달리 미국의 실물 부문은 견실하기 때문에 2~3%의 성장을 기록하는 데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장원창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한 분기 정도 시간이 흐르면 달러약세를 부추겼던 요인들이 해소되면서 달러가치도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달러약세 및 이에 따른 원화환율 하락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투자은행들은 최근 잇달아 원화환율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1년 후 원화환율이 1,100원선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이들이 추가적인 환율하락을 예상하는 것은 달러약세에도 원인이 있지만 우리 경제가 올해 6% 이상의 성장을 기록할 만큼 기초여건이 튼튼하기 때문이다.
정문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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