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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초대석] 김병균 기술신용보증기금 이사장
입력1999-09-05 00:00:00
수정
1999.09.05 00:00:00
김병균(·53) 기술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은 『벤처기업은 침체된 우리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는 활력소』라며 이같이 강조한다. 金이사장은 지난 2일로 취임 1주년을 맞았다. 중소·벤처기업의 육성이 우리 경제정책의 핵심으로 부각되면서 金이사장의 1년은 그 어느때보다도 분주한 나날의 연속이었다. 아침은 서울에서 점심은 대전에서 그리고 저녁은 부산에서 서울과 대전, 부산을 비롯, 산업현장을 발로뛰는 그의 열정은 마치 「벤처전도사」처럼 비춰지곤 했다. 金이사장은 지난 1년동안 날카로운 통찰력과 특유의 추진력으로 기술신용보증기금을 명실공히 국내 최고의 벤처지원기관이자 기술평가기관으로 탈바꿈시켰다.국제통화기금(IMF) 위기속에서 지난해 9월 기술신보의 지휘봉을 잡았을 때 金이사장 앞에는 우리 경제의 실핏줄인 중소·벤처기업들의 연쇄부도와 이에따른 경제기반의 붕괴라는 최악의 상황이 놓여져 있었다. 그는 당시 한치앞을 내다볼 수 없던 암울한 상황에서 곧 경제가 회복된다는 확신에 따라 과감히 벤처기업에 대한 보증확대를 지시했다. 이때 기술신보로부터 자금수혈을 받은 수많은 벤처기업들이 위기를 넘긴후 올들어 승승장구하며 우리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金이사장은 또 7개의 기술평가센터를 개설, 기술평가기능 확충에 나서는 등 기술신보를 국내 최고의 기술평가력을 보유한 기관으로 재탄생시켰다.
金이사장은 앞으로 기술신보에 상업마인드를 주입, 건전보증체제를 확립하고 데이터베이스 구축등 과학적인 기업평가시스템을 만들어가는데 온 힘을 쏟을 계획이다. 강력한 리더쉽으로 기술신보를 21세기 중소·벤처기업지원 핵심기관으로 키워낸 金이사장을 만나 그간의 성과와 향후 비젼에 대해 들어봤다.
-그동안 金이사장은 벤처기업 지원에 앞장서 왔습니다. 특히 에인절투자붐 조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셨는데.
▲초기 벤처기업은 제도권금융을 이용하기가 힘듭니다. 이때는 에인절투자가 필요합니다. 유망하나 리스크가 높은 기업에 대해 개인들이 지분투자를 하는 겁니다. 미국에서는 에인절투자가 벤처기업을 활성화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벤처기업이 클려면 에인절투자가 활성화돼야 합니다. 이를위해 기보엔젤클럽을 만들었습니다. 서울경제와 공동주관으로 운영하고 있는 기보엔젤클럽은 지난 3월18일 출범한 이후 5달여만에 8개 업체에 7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성공을 거뒀습니다.
-기보엔젤클럽이 「에인절투자붐」을 일으키는데 큰 기여를 한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기보엔젤클럽의 성공요인을 무엇이라 보는지요.
▲기보엔젤클럽은 기술신보의 강점을 살린 결정체입니다. 기술신보는 그동안 10만개가 넘는 중소기업들을 평가해 보증지원을 해줬습니다. 특히 기술력이 뛰어나지만 실적이 없는 초기 창업기업들을 많이 지원했습니다. 또 기술평가센터가 정착단계에 들어가면서 과학적인 기술평가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렇게 구축된 정보인프라덕에 우수한 벤처기업을 선정할 수 있었고 투자자들은 안심하고 투자를 할 수 있어서 단기간이지만 큰 성과가 나왔습니다.
-지난해 취임직후 金이사장은 주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벤처기업 보증지원확대를 지시해 결국 수많은 벤처기업을 살려냈습니다. 金이사장의 탁견이 돋보이는 보증확대 시행정책은 어떻게 나온 것인지요.
▲지난해 우리 경제는 과연 IMF 경제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인지 많은 사람들이 의구심을 가질 정도로 매우 힘들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은 더욱더 어려웠습니다. 경제가 회복되는데 얼마나 걸릴지, 그리고 회복될 수 있는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오랜 경제관료생활에서 얻은 경험덕에 「우리 경제는 기초 펀더멘털이 좋기 때문에 반드시 회복된다. 오래걸리지 않을 것이다」라고 판단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때를 놓쳐 우수기업들이 전부 부도가 나면 경기회복은 요원할 것이 뻔하지 않습니까. 특히 당시 벤처기업에서 엄청난 힘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벤처기업에 대한 보증지원을 3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대폭 늘렸습니다. 지점장 전결한도도 10억원으로 올렸습니다. 보증사고가 날까봐 보수적으로 심사를 하며 움추리고 있던 직원들을 적극 독려해 지원을 확대하도록 했습니다. 이때 기술신보의 보증지원을 받은 터보테크, 핸디소프트 등 대다수 벤처기업들은 대부분 성공적으로 위기를 넘겨 우리 경제의 활력소가 되고 있습니다.
-실제 올들어 기술신보의 보증사고율이 현저히 줄어 들고 있는데 그이유는. ▲기술력과 시장성을 접목한 실질심사가 이루어지고 있는데다 코스닥시장이 활성화되면서 그만큼 여건이 좋아졌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그결과 지난해 14.7%에 달하던 사고율이 올들어 2.7%로 크게 낮아졌습니다. 그러다보니 경영도 크게 호전, 재정 기반이 더욱 탄탄해 졌습니다.
-데이터베이스구축과 함께 심사기법 향상은 보증심사를 과학적이고 신속하게 할 수 있는 토대입니다. 또 이렇게해서 구축되는 고급정보들은 정보인프라로 그 가치가 매우 높을 것입니다.
▲내년 상반기까지 70억원 이상을 들여서 사내 LAN을 확충하고 있고 경영자의 능력, 기술력등 5가지 항목을 중점으로 조사 분석하는 새로운 심사기법을 개발중입니다. 중요한 것은 「탁상행정」식으로 보증심사를 해서는 절대 안된다는 겁니다. 「규정에 있는대로 해서 문제만 안생기면 된다」는 식으로 안이하게 기업평가와 보증지원을 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 현장심사를 위주로 해서 기업을 샅샅이 살펴보고 과거 실적보다 기업의 미래가치를 제대로 파악하는 새로운 개념의 심사를 해야 합니다. 과거 몇년동안 매출액이 많고 이익이 크게 났다고 해서 미래에도 계속 그러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이런 기업에게만 보증지원을 많이 해주고 유망한 벤처기업에게는 실적운운하며 지원을 기피하는 것은 말이 안됩니다.
따라서 실질적으로 기업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심사툴(TOOL)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렇게 만든 자료는 계속 업데이트해 데이터베이스화해서 투자정보, M&A정보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를 서비스해 수익을 거두면 역시 건전보증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됩니다.
-金이사장은 과단성있게 부분보증제도를 업계 최초로 도입했습니다.
▲부분보증은 기술신보가 보증사고에 대해 전액 다 물어주던 전액보증방식에서 탈피 사고액중 일부를 은행등에서 책임을 지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이미 일부 은행과 협약을 맺어 시행중인데 2001년에는 전면도입됩니다. 이렇게 되면 은행에서 부도가 날 줄 뻔히 알면서 무책임하게 보증서를 요구하는 모럴해저드가 완전히 없어집니다. 부분보증은 은행입장에서 보면 신용대출인 셈이므로 은행의 심사기법을 향상시키는데도 도움이 됩니다.
-기술평가센터를 7개로 늘렸고 회계사, 경영학박사, 공학박사를 대거 채용했습니다. 국내 기술평가를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기술평가는 무척 중요한 일입니다. 기업가치를 제대로 펑가하려면 기술평가를 똑바로 해야 합니다. 그러나 현재 기술평가를 제대로 할 수 있는 곳은 별로 없습니다.
우선 기술력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아야 합니다. 그러나 기술만 좋다고 해서 돈을 벌 수 있는게 아닙니다. 실험실수준 기술을 상용화하는 것과 이 기술이 시장성이 있는지 없는지, 그리고 기업이 제대로 마케팅해 낼 수 있는지 따져봐야 합니다. 기술수준, 시장성, 상용화가능성을 골고루 분석해야 제대로된 기술평가입니다. 왜 기술평가센터에 회계사, 경영학박사, 경제학박사를 대거 뽑은지 압니까. 엔지니어만으로는 절름발이 기술평가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들이 모여 시너지효과를 내면서 입체적인 평가를 할때 그 기업의 기술가치가 정확히 나오는 겁니다.
-전과달리 기술평가센터에서 평가에서 보증서발급까지 원스톱으로 해줘 업계에서 환영하고 있습니다.
▲전에는 기술평가는 기술센터에서 보증서심사는 지점에서 따로 해 불편했습니다. 그러나 이를 일원화해서 기술평가센터에서 기술력평가, 신용조사, 보증심사를 원스톱으로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중국, 미국, 덴마크등 해외기업의 기술가치도 평가해준 바 있습니다.
-金이사장은 성과보증제등 새로운 보증제도를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건전보증체제를 확립하기 위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정부가 국민세금을 모아 주는 돈을 갖고 지금까지 보증을 해왔는데 국민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성과보증제란 우수한 기술을 갖고 있지만 리스크가 큰 벤처기업에게 보증지원을 해주면서 일정량의 주식을 스톡옵션으로 받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보증사고 위험을 헤징(HEDGING, 회피)하는 것입니다. 이 기업이 크게 성장해 코스닥등에 등록하게 되면 기술신보가 막대한 투자이득을 얻게 돼 이를 보증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또 데이터베이스와 기업평가기법 구축을 최대의 중점사업으로 정해 놓았습니다. 내년께 이 작업들이 완료되면 정보서비스를 대폭 확대할 수 있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2000년대 기술신보의 모습을 어떻게 그려갈 계획이십까.
▲중소·벤처기업의 무한경쟁시대가 바로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습니다. 금융환경도 정상을 되찾아 우량 중소기업에게는 신용대출이 활성화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기술신보는 기술보증 전문기관으로서 심사기법을 특화해 자금지원 분야에서 필터링 기능을 강화, 정책 수행의 실효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기술평가센터를 질적으로 계속 향상시키고 시대에 맞는 보증심사기법을 계속 만들어 나갈 생각입니다. 특히 에인절과 벤처기업을 연결해 에인절투자를 유도하고 이들이 코스닥에 등록한 이후에도 단계별로 이들을 관리하는 체제를 갖추어 나갈 계획입니다. 특히 기업에 대한 방대한 데이타베이스를 구축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글로벌체제에 걸맞도록 자금지원보증과 함께 기업평가에 대한 컨설팅도 병행할 계획입니다.
대담=崔英圭 산업부차장YKCHOI@SED.CO.KR
정리=이규진기자KJ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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