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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행감찰 탓?' 호텔·고급 한정식당 '한숨'
입력2004-09-17 13:19:04
수정
2004.09.17 13:19:04
경기불황에 사정기관 감찰 겹쳐 예약률 떨어져
"사정 바람 때문에 식당만 피해봐요. 예약률이 뚝 떨어지고 있어요."
추석을 앞두고 청와대와 총리실의 합동점검밤과 감사원, 부방위, 검찰, 경찰 등사정기관들이 공직자들의 부패행위를 단속하는 이른바 `암행감찰'에 나서면서 호텔이나 고급 한정식당가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실제로 정부기관이 밀집해 있는 종로구 일대 고급 한정식집과 시내 중심가 호텔에서는 암행감찰반이 특정 공무원을 지정해 `타깃감찰'에 나섰다는 소문이 나돌자 `밀담'을 나눌 수 있는 방을 예약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는 후문이다.
17일 광화문 세종로의 한 호텔. 호텔 식당가 지배인은 최근 사정기관의 암행감찰로 인해 강남의 맛좋고 고급스런 식당과 경쟁하기에 더욱 힘이 부친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예전에도 시국이 좋지 않거나 사정바람이 불 때 식당이 피해를 많이 봤다"며 "정치인이나 고위 공직자들은 비서관 이름으로 예약하는데 정국 분위기가 뒤숭숭하면 예약률이 상당히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요즘이 비즈니스 성수기라고 하지만 호텔이 아니어도 맛있는 개인식당이강남에 많다"며 "굳이 비싼 호텔로 안오려는 분위기에 암행감찰까지 겹치니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실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다른 호텔 관계자는 "비즈니스 성수기라서 외국손님들이 많지만 최근 고위 공직자가 안오는 탓에 매출이 떨어지고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모 정부부처 바로 뒤편에 있는 고급 한정식집도 추석을 앞둔 금주부터 손님들이되레 많이 줄었다며 울상을 지었다.
식당 주인은 "경기가 좋지 않아 재미를 못보고 있는데다 추석을 앞두고 오히려손님이 많이 줄었다"며 "농림부 차관이 100만원 받고 정부 합동점검반에 걸려 사표를 냈다는 보도가 나온 뒤로는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특정 공무원을 찍어 `타깃 감찰'을 한다는 소문이 들려오면서 기업체 직원과 공무원들도 모두 몸조심하는 것 같다"며 "최근 이같은 분위기 덕분에 빈방이 많아졌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강남의 고급식당도 암행감찰의 여파에서 자유롭지는 못하다.
강남의 한 일식집에서는 이른바 이름있는 단골의 발길이 갑자기 끊겼다며 암행감찰 때문일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일식집 주인은 "매주 한번꼴로 들르는 단골손님이 있는데 최근에는 전화연락조차 없다"며 "매출에 큰 타격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암행감찰이 무섭긴 무서운 모양"이라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박상돈.김병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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