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들어 경기개선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4ㆍ4분기 들어서도 내수회복 조짐은 아직 미약하다. 내수의 큰 축을 담당하는 자동차판매 실적은 부진하고 가계 소비심리에 큰 영향을 미치는 부동산시장은 곧 계절적 비수기에 접어든다.
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ㆍ기아ㆍ한국GMㆍ르노삼성ㆍ쌍용차 등 완성차 5사의 지난 10월 내수판매 실적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7% 감소한 총 12만2,027대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 중 업계 주축인 현대차와 기아차의 판매실적이 같은 기간 각각 6.4%, 3.9%나 감소했다.
올해 들어 자동차 내수판매 실적은 매월 전년 동월 대비 하향세를 보여왔다. 이 같은 추세는 특단의 대책 없이는 연말까지도 역전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연말까지 자동차 업계의 신차 발표 일정은 현대차의 제네시스를 제외하면 없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어올릴 소재가 없는 탓이다.
더구나 서민의 차이자 경기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경차와 소형차 판매는 올해 들어 계속 부진한 성적을 내고 있다. 기아차의 경형 '모닝'과 '레이'는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의 판매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 40.2% 감소했다. 한국GM의 경차 '쉐보레 스파크' 역시 같은 기간 8.4%의 판매감소를 나타냈다. 소형차인 현대차 '엑센트', 기아차 '프라이드'의 1~10월 판매도 전년 동기보다 각각 2.4%, 93.5% 줄었다.
할인점 업계도 업황 부진 타개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할인점 매출액의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은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으며 10월 사정 역시 호전을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그나마 12월에는 크리스마스 등의 특수를 기대할 수 있으나 11월에는 이렇다 할 호재를 찾기 어렵다는 게 유통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내수가 계절적 영향 등으로 인해 보통 4ㆍ4분기에는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또한 가계부채, 구직 문제 등 구조적 악재를 감안할 때 내수의 급격한 호전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이에 따라 연말 경기개선의 동력은 내수보다는 수출 분야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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