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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업들이 섬유ㆍ휴대전화ㆍ철강 등의 산업경쟁력에서 한국 기업들의 턱밑까지 추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이 시진핑 시대를 맞아 산업구조 고도화 정책을 본격화할 경우 업종에 따라 한ㆍ중 간 경쟁력 역전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5일 ‘중국 시진핑 시대 개막과 우리 기업의 대응전략’ 보고서를 통해 “가격경쟁력을 주무기로 했던 중국 산업이 품질과 기술력까지 갖추면서 한ㆍ중 간 경쟁력 격차가 크게 좁혀진 상태”라며 이 같이 주장했다.
실제로 대한상의가 산업연구원에 의뢰해 10여개 업종에 대한 가격ㆍ품질ㆍ기술수준을 비교분석한 결과, 한국 섬유산업의 경쟁력을 100이라 할 때 중국의 경쟁력은 99.1로 그 차이가 0.9%포인트에 불과했다. 또 중국의 휴대전화 제조경쟁력은 우리의 93.3%, 철강은 92.7%, 유화는 91.6%로 한국 기업과의 경쟁력 격차가 한자리 수에 그쳤다.
중국 조선업의 경쟁력은 우리의 85.0%, 자동차는 77.8%, 디스플레이는 76.7%로 다소 차이가 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도체 업종의 경우 중국의 경쟁력이 우리의 70.0%로 조사대상 품목 중 경쟁력 격차가 가장 컸다.
이에 대한상의는 대중 산업경쟁력의 유지ㆍ확대방안으로 ▦OLEDㆍ지능형 장비ㆍ해양 엔지니어링ㆍ자동차ㆍ고기능 섬유ㆍ바이오 등 차세대 핵심 원천기술 개발 ▦정보기술(IT)과 나노기술 등을 활용한 산업융합 촉진 ▦대기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무버 전략 강화 등을 제시했다.
시진핑 시대를 맞아 한ㆍ중 간 협력 확대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상의는 “단순한 생산협력단계를 넘어 기술중심 협력으로 협력관계를 한 단계 발전시켜야 한다”며 “세계시장을 겨냥한 공동 연구개발(R&D)을 활성화하고 국제표준 제정에 공조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발해만 등 중국 북동부 지역에 집중된 생산거점 위주의 진출전략도 전환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이문형 산업연구원 국제산업협력센터 소장은 “최근 중국 동부지역은 7~8%대 성장을 하고 있지만 중부지역은 12~14%대의 고성장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중부지역은 투자와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고 한류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 한국 기업의 블루오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보고서는 시진핑호의 내수활성화 정책으로 예상되는 중국시장의 고급화 경향에 부응해 정보통신ㆍ제약ㆍ화장품ㆍ문화산업 분야에 대한 진출을 강화하는 한편 전자상거래ㆍ홈쇼핑 등 새로운 패턴의 유통채널과 소셜마케팅을 적극 활용하는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박종갑 대한상의 상무는 “시진핑호의 경제정책 방향이 산업구조 고도화와 내수활성화로 예상되고 있어 앞으로 ITㆍ신소재ㆍ신재생에너지 등 우리의 주력산업과 미래 신성장산업을 놓고 한ㆍ중 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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