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코스닥시장의 관심은 셀트리온 쇼크가 다른 바이오주들로 확대될지 여부였다. 이날 대부분의 바이오주들이 셀트리온의 급락으로 동반 약세를 보였지만 펀더멘털과는 무관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바이오주들이 과거와는 달리 실적을 내고 있는데다 상품군도 다양한 만큼 주가는 셀트리온과는 무관하게 실적과 연계돼 움직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셀트리온은 전날보다 5,500원(-14.93%) 떨어진 3만1,350원을 기록하며 3거래일째 급락했다. 사흘 만에 시가총액이 1조8,000억원 이상 증발했다.
이수앱지스(-0.74%), 바이넥스(-4.48%), 마크로젠(-6.39%) 등 바이오시밀러 대표주자들도 일제히 하락했다. 또 서울제약(-10.1%), 오스코텍(-9.9%), 삼천당제약(-7.30%) 등 제약주들도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제약업종지수는 전날보다 7.33%나 떨어지며 코스닥업종 가운데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 영향으로 코스닥지수는 9.64포인트(-1.75%) 떨어진 541.46포인트로 마감했다. 코스피지수는 장중 1,900선이 무너졌지만 기관 매수세에 힘입어 6.69포인트(0.35%) 오른 1,906.75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이날 셀트리온은 금융기관 차입에 따른 담보지분물량이 시장에 풀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지주회사인 셀트리온홀딩스와 셀트리온GSC의 금융기관 대출금은 3,894억원에 달한다. 올 상반기에만 약 1,200억원의 상환 만기가 돌아온다.
이런 상황에 전일 메리츠종금증권이 셀트리온에 대여한 30억원을 조기 회수에 들어가면서 다른 금융기관들도 조기 회수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특히 셀트리온의 급격한 주가 하락은 자칫 담보주식의 가치가 대출금을 밑돌아 셀트리온 주식이 반대매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외신도 셀트리온의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블룸버그통신은 셀트리온이 로슈홀딩스의 베스트셀러 제품인 리툭산 바이오시밀러(CT-P10) 임상 3단계 시험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회사 측은 이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위축된 투자심리를 회복시키지는 못했다.
이날 코스닥시장이 주목한 것은 전일 셀트리온의 급락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리며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던 이수앱지스와 바이넥스까지 하락하면서 이번 사태가 바이오업계 전체의 불신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였다. 증권업계는 이 같은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셀트리온의 사태가 충분히 논란의 소지가 있기는 하지만 바이오산업 전체 쇼크로 이어질 사안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나라 1세대 바이오기업들이 배아줄기세포를 마치 생명 연장의 기술인 것처럼 과대포장하던 때와는 다르다”며 “현재 바이오기업들은 상업성 측면에서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고 상품군도 다양화되고 있어 이번 사태를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코스닥 시총 1위 기업에 대한 논란이 코스닥시장 전반으로 확대되는 것에 대해서도 증권가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아무래도 코스닥 시총 1위 종목이 가격제한폭까지 내려가는 현상은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며 “특히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이 코스닥시장에 눈을 돌리며 지수가 560선을 넘어갈 때 이런 사태가 터졌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는 “코스닥시장은 개별 종목들이 아직까지 시장의 추세를 결정할 정도는 아니다”라며 “코스닥 기업 시총 상위주들의 지수 견인력이 유가증권시장처럼 강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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