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를 새 주인으로 맞은 웅진코웨이가 ‘웅진’을 떼고 코웨이로 사명을 변경하면서 웅진홀딩스의 브랜드 수익이 급감할 위기에 처했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웅진코웨이는 오는 27일 충남 공주 유구공장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사명을 코웨이로 바꾸는 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웅진코웨이 관계자는 “웅진코웨이의 새주인이 된 MBK 측이 매년 매출의 0.4% 정도 되는 브랜드 사용료를 지불해야 할지를 두고 고심했지만 결국 ‘웅진’ 없이도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유지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웅진코웨이가 ‘웅진’이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않기로 하면서 웅진홀딩스가 그동안 100억원 이상 벌어들이던 브랜드 수입에 타격을 입게 됐다는 점이다.
이미 시중에 판매된 웅진코웨이 브랜드 제품이 소진될 때까지 웅진코웨이는 웅진그룹의 지주사인 웅진홀딩스에 사명 변경 후에도 한시적으로 기존 제품에 대한 브랜드 사용료를 내야 한다는 것이 웅진 그룹 측 설명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이번 사명 변경으로 브랜드 사용료와 배당금, 경영컨설팅 자문 수수료 등을 주요 수익원으로 삼는 웅진홀딩스의 타격은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웅진홀딩스는 상표사용계약을 체결한 그룹 내 11개 계열사로부터 지난해 169억원, 2010년에는 139억원의 브랜드 로열티를 받았다.
증권업계에서는 웅진코웨이가 홀딩스에 내는 브랜드 사용료가 약 70억여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는데 사명을 변경할 경우 전체 브랜드 사용료 수입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MBK가 인수 계약 당시 브랜드 사용료 명목으로 사무용품 구매대행(MRO) 등을 통해 일부 매출을 보전해준다는 내용을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실이라고 해도 한시적인 처방에 불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간 웅진홀딩스는 매출액의 상당 부분을 브랜드 사용료를 포함한 웅진코웨이와의 상품ㆍ용역 거래를 통해 벌어왔다. 브랜드 사용료, 경영 컨설팅 자문료, 구매대행 등의 명목으로 2010년에는 892억원, 지난해에는 1,093억원, 올 상반기에도 606억원의 매출을 웅진코웨이를 상대로 올렸다. 하지만 이마저도 대부분 사라지게 된다.
이러한 분석이 등장하면서 웅진홀딩스의 주가는 이날 1.04%(40원) 하락한 3,79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주총을 끝으로 인수합병(M&A)이 순조롭게 마무리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웅진코웨이는 1.42% 올랐다.
한편 이번 주총에서 웅진코웨이는 홍준기 사장을 재선임하고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윤종하 MBK파트너스 대표이사, 부재훈 MBK파트너스 부사장, 박태현 MBK파트너스 전무 등을 등기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웅진코웨이는 MBK 측이 최고재무담당(CFO)을 맡게 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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