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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인 매출 2조원 규모의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입찰전에서 호텔롯데와 호텔신라, 신세계 조선호텔이 신규 사업자로 선정됐다. 중소·중견기업 권역에서는 참존이 낙찰됐다.
이들 업체는 오는 9월부터 2020년까지 5년간 인천공항 면세점을 운영하게 된다.
인천공항공사는 11일 향수·화장품과 주류·담배, 피혁·패션 등 품목에 따라 총 4개 그룹으로 나눠 일반기업구역(1~8구역)의 입찰을 실시한 결과 호텔롯데(4개 구역)와 호텔신라(3개 구역), 신세계(1개 구역) 등 3곳이 낙찰됐다고 밝혔다.
중소·중견기업에 배정된 4개 권역(9~12구역) 가운데 11구역 사업자로 참존만이 유일하게 선정됐고 나머지 3개 권역은 입찰 과정에서 유찰돼 사업자 선정이 무산됐다.
이번 입찰에는 일반기업 사업권에 호텔롯데, 호텔신라, 한국관광공사, 신세계 조선호텔, 킹파워(태국) 등 5개 업체가, 중소·중견기업 사업권의 경우 동화, 엔타스, 참존, 하나투어 컨소시엄, 대구 그랜드관광호텔, 시티플러스 등 6개 업체가 참여했다.
이번 입찰전에서 눈에 띄는 것은 롯데면세점이 화장품·주류·잡화 등 알짜배기 부문을 싹쓸이한데다 관심을 모았던 탑승동 전체를 따냈다는 점이다.
롯데면세점이 확보한 사업권은 1구역 향수·화장품, 3구역 주류·담배, 5구역 피혁·패션, 8구역 탑승동 전 품목 등 매출이 가장 많은 권역이다.
외국 항공사들이 사용하는 터미널이 있는 탑승동 면세점의 경우 다른 권역보다 한산해 실적이 신통치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 사업자가 탑승동 전체를 자유롭게 매장과 상품 구성을 할 수 있도록 변경돼 롯데면세점의 운신폭이 훨씬 넓어졌다. 롯데면세점은 향후 시내 면세점과의 연계 마케팅을 통해 탑승동 유동인구를 극대화해 매출 증대를 꾀한다는 복안이다.
롯데면세점 측은 "그동안 인천공항 면세점을 성공적으로 이끈 노하우를 바탕으로 인천공항과의 시너지를 통해 최고 수준의 쇼핑환경을 조성하는 한편 중소·중견기업 브랜드 입점을 확대하는 등 다양한 동반성장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향수·화장품에 주력해왔던 신라면세점은 주류·담배 사업권역을 확보해 만족스럽다는 표정이다. 적정한 선에서 입찰금액을 써낸데다 새로운 사업영역을 확장한 만큼 '내실 있는 성적표'라는 입장이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공항 면세점에서의 노하우를 십분 활용해 인천공항의 발전과 성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3년 전 김해공항 면세점을 시작으로 면세점사업에 뛰어든 신세계면세점은 후발주자로서 인천공항 입성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고무된 분위기다.
신세계면세점은 부산·김해공항을 포함해 3개의 면세점을 운영하게 됐다.
여세를 몰아 '황금알 낳는 거위'인 시내 면세점 확보에도 총력을 다해 메이저 면세사업자 면모를 갖추겠다는 각오다. 신세계면세점은 한류 열풍과 유커 증가 등 관광시장 성장에 맞춰 고급스럽고 차별화된 면세점으로 승부하겠다는 복안이다. 또 별도의 체험공간을 만들어 쇼핑과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리테일테인먼트'를 선보일 방침이다.
성영목 신세계조선호텔 사장은 "호텔 서비스와 유통 경험의 노하우를 살려 기존 면세점에서 볼 수 없었던 원스톱 쇼핑이 가능한 새로운 매장 포맷과 새로운 브랜드를 대거 선보일 예정"이라며 "단순히 출국 전에 거쳐가는 곳이 아니라 여행자가 직접 찾아가고 감동을 맛볼 수 있는 랜드마크로 자리 잡겠다"고 공언했다.
이번 입찰전의 옥에 티는 중소·중견기업 몫으로 배정된 4개 권역 가운데 향수·화장품 사업권 사업자로 참존만 선정됐다는 점이다. 나머지 3개 구역은 입찰 과정에서 대다수 참가업체의 입찰보증금 미납부로 유찰돼 인천공항공사의 무리한 입찰보증금에 대한 논란과 중소·중견기업들의 면세시장 진출에 대한 한계를 드러냈다.
공항공사는 유찰된 구역에 대해 향후 사업자 모집 재공고를 낼 방침이다.
한편 인천공항은 면세점 입찰에 참여한 업체들이 제출한 면세점 사업제안서와 가격을 각각 6대4의 비율로 평가해 낙찰자를 선정했다. 서류심사를 통과한 후보자를 대상으로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면세점 운영 역량과 계획 등도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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