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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금리' 저축성보험 활개

중소형사 파격 상품 잇단 출시

당국 출혈경쟁 우려 예의주시

역마진 감수하며 영업기반 강화 주력


일부 생명보험사들이 10년간 3.5% 수준의 금리를 보장하는 저축성보험 판매에 나서고 있다. 은행의 1년짜리 예적금 금리가 2% 초반까지 떨어진데다 추가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3% 중반대의 최저보증금리를 내세운 고금리 상품은 파격 그 자체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고금리 보험상품이 보험사의 건전성을 저해하고 업계의 출혈·과당경쟁을 촉발하지 않을까 예의주시하고 있다.

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중소형 생보사들이 저금리를 무색하게 하는 높은 최저보증이율을 무기로 보험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저보증이율이란 아무리 금리가 내려가도 약정한 기간에 최소한 보장한다고 제시한 이율 하한선이다. 금리 최저선은 10년간 유지되는 게 보통이다.

파격적 금리를 내건 보험사는 대부분 중소형사다. 아무래도 브랜드파워가 약하다 보니 고객을 유인하기 위해 고금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최저보증이율이 가장 높은 상품은 KDB생명의 알뜰양로저축보험으로 3.65%나 됐다. 흥국생명의 '프리미엄저축보험'과 동부생명의 '라이프케어저축보험', 한화생명의 'No1 더블리치 저축보험'은 3.5%였다. 현대라이프의 '라이프저축보험'은 3.0%로 그 뒤를 이었다.

대부분의 저축성보험 최저보증이율이 평균 2.0~2.5%(10년간)임을 감안하면 최저보증이율이 최대 1.5%포인트 이상 높은 셈이다. 시장금리와 연동되며 매달 바뀌는 공시이율(평균 3.9%)과 비교해도 0.25~0.4%포인트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월등한 금리 경쟁력을 등에 업고 한달 사이 수십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은 상품도 있는 것 알려졌다. 보험이 비자발적 가입을 특징으로 하는 금융상품이고 10년 이상 자금이 묶이는 점을 고려한다면 대단한 인기몰이다. 이 때문에 부담을 느낀 몇몇 보험사는 조만간 최저보증이율을 소폭 인하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보험업계는 영업 기반을 강화하려는 몸부림이란 진단을 내놓고 있다.

높은 최저보증이율을 제시한 곳들은 최근 매각에 실패하고 분위기를 추스르고 있는 KDB생명, 녹십자생명에서 탈바꿈한 현대라이프, 그룹 구조조정에 기업공개(IPO) 이슈가 맞물린 동부생명, 최고경영자(CEO)가 교체되고 영업 강화에 나선 흥국생명, 예금보험공사의 지분매각이 임박한 한화생명 등 사연은 제각각이지만 기업가치 제고가 절실한 편이다. 일단 고객을 끌어모으고, 이들을 대상으로 다른 상품을 파는 2차 영업에 나서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한 대형 생보사 관계자는 "저축성보험으로 들어온 자금으로 통상 10년물 국채를 사는데, 이 국채 금리도 2.7%대까지 떨어져 금리만 보면 역마진을 감수한 것"이라며 "전략적 판단으로 저축성보험 판매에 나서고 있는 거 같다"고 말했다.

당국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저축성보험의 판매 자체가 지급여력지표인 위험기준자기자본비율(RBC) 하락을 유인하는 만큼 이를 감내할 수 있는 수준에서 영업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면서도 시장 파급 효과 등에 긴장을 놓지 않고 있다. 당국 고위 관계자는 "3% 중반대의 매칭 투자처를 찾기 힘들다는 점에서 우려하고 있다"며 "리스크 요인이 과소평가되지 않도록 권고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NH농협생명 등도 방카슈랑스를 통한 저축성보험 판매를 크게 늘린 탓에 수백 억원 대의 증자를 결정했다"며 "당장 고객을 늘리기 위해 미래 손실을 떠안는 출혈 영업은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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