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지난해 모토로라를 인수한 이유는 안드로이드 생태계 보호 때문입니다."
데이비드 드러먼드(사진) 구글 수석 부사장 겸 최고 법률 책임자(CLO)는 서울 논현동 빌라드 베일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모토로라 인수 이전에는 경쟁업체들이 소프트웨어 관련 특허를 활용해 구글의 혁신을 방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왔다"며 "수많은 사람들이 안드로이드의 개방성을 통해 더욱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모토로라를 인수한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애플과 삼성전자가 벌이고 있는 특허 소송에 관련해서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쓰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해 공정한 멘트를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법정소송 보다는 혁신을 중요시 해야한다"며 특허소송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을 에둘러 밝혔다.
드러먼드 부사장은 빌보드 정상을 넘보고 있는 싸이의 '강남 스타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최근 미국 야구팀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경기를 보러 갔을 대 관중 모두가 강남스타일에 맞춰 춤을 추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며 "한국 인터넷 시장의 개방성이 강남 스타일의 확산을 낳았다"고 말했다. 한국 인터넷 산업에 대한 찬사도 이어졌다. 그는 "인터넷 사업이 한국경제의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 정도로 기여도가 높다"며 "최근 일고있는 케이팝(K-POP) 열풍 또한 이러한 인터넷 발전에 덕을 봤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지난 8월 헌법재판소에서 위헌판결을 받은 '인터넷실명제' 또한 한국 인터넷 시장이 점차 개방적으로 변해가는 대표적 사례로 손꼽았다.
드러먼드 부사장은 인터넷 사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그는 "미국의 경우 인터넷 사업이 개방적이고 창조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고 있다"며 "미국 실리콘밸리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러한 정부의 역할이 컸으며 한국 정부 또한 점점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드러먼드 부사장은 개방성이라는 기조를 유지하는 한편 각국 정부의 정책에도 적극적으로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지난해 구글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기반으로 스마트폰 제조사에 구글 검색창 탑재를 강요했다는 말이 있었지만 이는 사실무근"이라며 "다만 구글은 각 정부 지침에 충실히 따르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 정부의 조사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드러먼드 부사장은 10일에는 김충식 방통위 부위원장을 만나 방통위와 함께 국내 벤처업계의 해외진출에도 힘을 기울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구글은 국내 시장에 100만 달러를 투자하고 조만간 해외진출에 나설 5개 업체를 선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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