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회계로 인한 투자손실 배상해야"

서울지법 판결분식회계로 소액주주들에게 피해를 준 코스닥등록 기업은 투자자에게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지법 민사합의21부(재판장 손태호 부장판사)는 27일 소액투자자 임모씨가 "허위로 작성된 재무제표와 감사보고서로 인해 손해를 봤다"며 코스닥등록 기업인 프로칩스의 대표 유모씨와 공인회계사 구모씨 등 10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들은 4억4,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를 판결했다.

이번 판결은 현재 법원에 계류 중인 10여건의 분식회계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며 앞으로 분식회계가 적발된 기업을 상대로 소액주주들의 손해배상 청구가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기업의 재무제표는 주가에 큰 영향을 주는 요인 중 하나이고 감사보고서는 기업의 재무상태를 드러내는 가장 객관적인 자료"라며 "임씨가 피고들이 허위로 작성한 재무제표와 감사보고서 등을 그대로 믿고 주식투자를 한 사실이 인정 되는 만큼 피고들에게 배상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프로칩스가 부도나 화의신청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임씨가 주식매도를 통해 손실의 폭을 줄이지 않은 것은 임씨에게도 20%의 과실이 있다"고 덧붙였다.

코스닥등록 업체인 프로칩스의 대표 유씨 등은 지난 99년 12월 매출액을 과다계상하고 부채를 누락시키는 방법 등으로 당기순이익이 흑자가 난 것처럼 재무제표를 꾸몄으며 공인회계사 구씨 등은 이 같은 분식회계 사실을 발견하고도 10억원을 받고 눈감아줬다.

임씨는 재작년 7월부터 9개월여 동안 허위로 작성된 재무제표를 기초로 한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 등을 믿고 프로칩스의 주식을 매수하다가 재무상태 실상이 밝혀져 프로칩스의 화의신청이 이뤄지면서 주가가 폭락하자 소송을 냈다.

한동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