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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금융계] Y2K 영향 가시화
입력1999-08-26 00:00:00
수정
1999.08.26 00:00:00
정상범 기자
일본의 국채 발행시장이 극도로 위축되고 위험도가 높은 뮤추얼 펀드에서 대규모 자금인출 사태가 빚어지는 등 혼란상이 빚어지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 등 주요 언론들이 26일 일제히 보도했다.전세계 투자가들이 2000년을 4개월이나 앞둔 시점에서 Y2K에 따른 금융시장 마비와 기업수익 악화를 우려, 포트폴리오를 안정적이고 보수적으로 재편하고 현금 위주의 투자를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자금조달 비용이 높아지고 주식이나 채권시장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될 전망이다.
◇일본 국채 발행시장 위축: 일본은 세계에서 내년에 가장 먼저 문을 여는 금융시장이라는 사실 때문에 Y2K로 인한 불안감도 가장 높은 편이라고 FT가 25일 보도했다.
특히 국채시장의 경우 Y2K가 재정적자 확대, 경기 회복과 맞물리면서 원활한 국채 소화에 어려움을 겪는가 하면 선물시장도 크게 동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4일 실시된 10년만기 국채 입찰 마감 결과 매입주문은 발행액의 1.41배에 그쳐, 12년만에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한달전의 1.91배에 비해서도 크게 낮아진 셈이다.
이는 외국인 등 투자가들이 12월31일에 빚어질 채권시장의 유동성 경색에 대비해 국채 매입을 극도로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계에선 일본의 생보사나 은행 등 대형 금융기관들이 연말에 고객 컴퓨터의 오류를 의식해 채권거래를 기피할 것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한 외국인 뱅커는 『일본의 채권시장이 가장 먼저 밀레니엄 버그로 타격을 받기 시작했다』면서 『이를 방치할 경우 매우 심각한 사태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계 은행들은 당국에 대해 연말연시중 금융기관의 채권 대출업무를 계속토록 독려하는 등 유동성 경색현상을 해소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고(高)위험 뮤추얼펀드 자금 이탈: 최근 미국에서는 고위험 고수익 채권에 투자한 뮤추얼 펀드가 대규모 자금 이탈사태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26일 보도했다.
AMG 데이터 서비스의 집계에 따르면 최근 한달새 투자자들은 고수익 채권펀드에서 12억달러 이상의 자금을 빼내 우량기업의 회사채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은 것으로 드러났다.
드레이퍼스 하이 일드 증권펀드의 펀드 매니저인 로저 킹은 『고수익 채권시장의 경우 현재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고 있는 상태』라면서 『이는 전적으로 Y2K 때문이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강조했다.
투자자들이 연말을 앞두고 투자위험도 높은 채권에 극히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 기업, 현금 확보경쟁: 미국의 기업들은 금융시장 혼란을 우려해 앞다투어 기업공개 및 회사채 발행에 나서면서 현금을 대거 끌어들이고 있다.
올들어 지난 5월까지 기업 공개규모는 238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이상 늘어났으며 회사채 발행액도 5월의 110억달러에서 7월엔 310억달러까지 폭증했다.
초우량기업인 다임러 크라이슬러까지 이달초 45억 달러의 회사채를 발행했으며 포드도 지난 달에 86억달러의 회사채 발행을 마쳤다.
정상범 기자SSA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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