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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99 서울NGO대회 조영식 대회장
입력1999-10-07 00:00:00
수정
1999.10.07 00:00:00
이는 참여민주주의가 꽃피는 시대 입니다. 민간이 나라운명에 공동의 책임을 지는 명실공히 나라의 주인이 되는 시대입니다. 나아가 국가의 영역을 뛰어넘어 지구적 공동사회(GLOBAL COMMON SOCIETY)가 구축되는 시대이기도 합니다. 물질주의에 함몰된 서구적 가치는 NGO의 시대에서 한계에 도달했고, 아시아적 가치가 빛을 발휘할 것입니다. 아시아에서도 중심적 위치에 서게 될 한국에서 전세계의 NGO들이 모두 모여 20세기를 회고하고, 21세기의 과제를 논의하게 된 것은 큰 의의가 있습니다』오는 11일부터 5일간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리는 「99서울 NGO세계대회의 공동대회장인 조영식(趙永植·78)경희학원장은 이같이 대회의의를 시간과 공간의 중요성에서 찾고 있었다.
-개막이 나흘 앞으로 다가왔는데 준비는 잘 돼 가는지요.
▲오늘(7일)현재 국내의 381개단체 4,500여명, 해외의 100여국가 522개 단체 1,500여명이 등록했고, 등록하지 않은 단체까지 포함하면 1만여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메리 로빈슨 전 아일랜드대통령, 카라소 전 코스타리카대통령등 전현직 국가원수들도 참석할 예정이지요. 국내 참가단체 지도자들과 자원봉사자들이 한마음으로 준비를 하고 있어 원만히 치러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20세기를 마감하고 21세기를 목전에 둔 시점에서 열리는 대회로서 의미가 크다고 봅니다. 대회의 주제가 「21세기의 NGO역할」인데 21세기는 어떤 사회가 될 것으로 예견하시나요.
▲우선 이번 대회는 그동안 NGO대회가 단일주제로 열렸던 것에 비해 서울대회는 전세계의 모든 NGO들이 참가한 종합대회라는 점이 다릅니다. 그래서 「NGO올림픽」이라고 하지요. 또 다른 대회들이 국제기구의 주도로 열린데 비해 이번은 순수 민간 주도로 열린 점 입니다.
21세기는 국민이 명실공히 나라의 주인이 되는 시대가 될 겁니다. 간접민주주의에서 직접민주주의로 이행해 가는 겁니다. 민간이 국정에 참여해 잘하는 것은 박수를 쳐주고, 잘못하는 것은 비판을 가하며, 잘잘못간에 책임을 공유하는 시대가 될 것으로 봅니다. 그 일을 해내는 것이 NGO의 사명이지요.
-20세기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배타적 민족주의, 국가지상주의로 인해 두차례의 세계대전을 치렀고, 이념으로 갈려 계급투쟁을 벌였습니다. 종말적인 세기였다고 할 것 입니다. 반면 산업혁명으로 물질적 풍요를 이룩한 세기이기도 합니다. 금세기 말에 접어들어 과학기술혁명으로 세계가 일일생활권이 아니라 동시생활권으로 연결되는 상황을 맞게 됐습니다. 특히 정보혁명으로 인해 민주화가 촉진된 면도 있지만 부작용도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정신문명이 한계를 드러낸 중세에 종교가 면죄부를 파는 상황까지 있었지요.이에대한 반발로 르네상스, 종교개혁이 이뤄졌고 시민혁명, 산업혁명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는데 세상은 다시 물질만능으로 되돌가고 있습니다. 이 역시 NGO가 앞장서 풀어야 할 과제입니다.
-이 문제를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지요.
▲정보혁명의 주역인 인터넷의 세계는 젊은이들을 가상의 세계로 몰입하게 합니다. 가족이나 이웃의 자리를 컴퓨터와 인터넷이 차지하는 세상이 됩니다.
생명공학의 발전은 「맞춤인간」을 만들어 내는 데에까지 이르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인간성의 상실입니다. 인간성을 잃은 사람이 다음세기의 주역이 된다는 것은 끔찍한 일입니다. 지구나 태양의 생명은 앞으로 수십억년 남아 있다고 합니다만 세상의 종말은 천재지변이 아니라 인간이 타락했을때 오는 것입니다. 그런 세상을 막기위해선 시민의 의식이 깨야 합니다. 그것이 21세기의 르네상스이고 그 역할은 NGO와 언론이 맡아야 합니다. 정부만으로는 안됩니다.
-북한이라는 페쇄국가, NGO가 말살당한 땅을 북녁에 두고 있는 한국에서 대회가 열린 의의도 크다고 봅니다.
▲이번에 북한의 아태평화위원회와 민속예술단을 초청했습니다. 그들도 이런 모임에 참여해 세계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는 취지에서 입니다. 냉전시대에 소련은 무기의 강국이었지만 냉전에서 깨어나니 꼴찌나라 신세 아닙니까. 북한도 그것을 알아야 합니다. 마음을 열고 하나가 되면 전쟁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아직 회신이 없는데 마지막 까지 기도하며 기다리겠습니다.
-한국이 다음세기의 주역국가가 될 것이란 예측은 어디에 근거하고 있습니까.
▲한국은 전쟁으로 전 국토가 폐허로 변했습니다. 그것을 30년만에 이만큼 발전시켜놓은 저력을 갖고 있습니다. 정신적으로도 예의나 도덕, 가족과 이웃의
개념이 아직은 살아 있는 나라 아닙니까. 동·서양의 올바른 가치를 살릴수 있는 땅이기 때문입니다.
-토의 주제를 살펴보니 주제가 엄청 다양하고 광범합니다. 이를 한군데로 쓸어담는 것이 어려울 것 같다는 느낌을 줍니다.
▲제가 70년대부터 추진해온 밝은사회클럽국제본부의 「도덕과 인간성회복운동」이라는 큰 주제안에 담아 볼까 합니다. 이 운동은 친선(GOODWILL) 협동(COOPERATION) 봉사(SERVICE)의 첫글짜를 딴 「GCS」를 실천강령으로 했는데 이를 또다른 GCS(지구적공동사회) 운동으로 승화시킬까 합니다. 이번 대회에서 이런 취지의 「새천년 선언」이 채택될 것입니다. 제가 작사하고 김동진씨가 작곡한 「새천년을 열자」라는 주제곡도 연주될 겁니다.
-우리나라 NGO의 국내·외적 위상은 어느 정도입니까. 우리의 NGO들은 정부에대한 비판일변도이지 책임을 공유한다는 인식에는 미치지 않고 있는듯 한데요.
▲아직은 국내 NGO 운동의 역사가 일천하기 때문 일 겁니다. 국제NGO단체에 가입한 단체가 손에 꼽을 정도예요. 국제단체에 가입하면 활동에 제약이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습니다. 정부를 비판하는 것이 NGO의 본령인 것 처럼 착각하는 경우도 있지요. 아리스토텔레스도 민주주의는 최상지만 우중(愚衆)에 의한 민주주의는 최악이라고 했어요. NGO의 시대에 이 역시 경계하고 극복해야 할 일 이지요. 이번 대회를 계기로 한 단계 성숙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대담=林鍾乾편집국차장IMJ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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