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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은 이달부터 네이버와 NHN엔터테인먼트(한게임)로 사업부를 분리하고 새로운 100년을 위한 도전에 나선다. 분할 후 새로 출범하는 네이버와 NHN엔터테인먼트는 각각 글로벌시장 공략을 위한 콘텐츠 전문기업으로의 변신에 대대적으로 돌입할 예정이다. 몸집을 줄여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보다 기민하게 대처하는 것은 물론 경쟁력 확보를 위한 본격적인 체질 개선에 돌입하겠다는 전략이다.
NHN이 각자도생의 길을 걷는 것은 지난 2000년 4월 네이버과 한게임커뮤니케이션즈가 합병을 단행한 지 13년 만이다. NHN은 이번 사업부 분할로 포털과 게임이 각각 더욱 전문성을 발휘하고 모바일 시대를 맞아 급변하는 환경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춰 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13년 전 두 기업의 합병이 인터넷 비즈니스 여명기의 성공 신화를 만들었다면 새롭게 출범하는 네이버와 NHN엔터테인먼트는 각각 글로벌 진출을 향한 본격적인 도전을 시작할 계획이다. 비좁은 국내 인터넷 시장에서 제로섬 경쟁을 하기보다는 드넓은 글로벌 무대로 진출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선도 벤처기업으로서의 사명이자 역할이라는 판단에서다. 여기에는 국내 벤처기업 중 어느 누구도 성공하지 못한 인터넷 서비스의 글로벌 진출이라는 목표가 깃들어 있다.
지난 10여년 동안 네이버는 이용자들에게 신뢰할 만한 검색 결과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혁신을 이어왔다. 그 결과 야후, 알타비스타 등 국내 시장을 주도하던 글로벌 기업을 상대로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고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인 구글에 맞서 국내 검색시장을 수성하고 있다.
네이버는 국내 시장 수성과 함께 오래 전부터 글로벌 시장을 향해 끊임 없이 도전해왔다. 인터넷 비즈니스의 성장이 각국의 경제 규모를 따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사업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해외 경쟁자가 나타나기 전에 시장을 선점하는 것 못지 않게 이를 지키고 해외로까지 영역을 넓히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얘기다. NHN은 인터넷 비즈니스라는 용어가 생소했던 지난 2000년부터 해외 시장 진출을 시작했다. 당시 네이버의 경영진은 만약 국내에서 수익을 창출하지 못할 경우 일본에서 정보기술(IT) 서비스를 유치해서라도 회사를 유지해야 한다는 절박함까지 있었다.
이해진 NHN 이사회 의장도 평소 "글로벌 진출이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일이라고 해도 도전하겠다. 우리가 실패하면 우리를 밟고 후배들이 또 도전하고 도전할 것이다. 언젠가는 계란이 바위를 깨지 않겠느냐"며 글로벌시장 개척에 대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그동안 꾸준히 글로벌 시장을 향한 문을 두드린 결과 NHN은 모바일 메신저 '라인'에서 실마리를 찾았다. 조만간 2억 가입자 돌파를 앞둔 라인은 글로벌 무대에서 페이스북, 트위터 등에 맞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어 국내 인터넷 기업 처음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라인은 현재 전 세계 230여개국 약 1억9,000만명이 사용하는 모바일 메신저시장의 대표주자다. 일본, 대만 등 아시아권뿐 아니라 스페인, 칠레 등 남미 국가에서도 다운로드 순위 1위를 차지하며 연일 새로운 기록을 쓰고 있다.
라인이 글로벌 진출을 위한 대표적인 플랫폼이라면 또 다른 축에서는 자회사 캠프모바일이 개별 이용자의 요구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전략으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캠프모바일은 출범부터 글로벌 진출을 고려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도돌런처', '도돌팝', '도돌커버' 등이 대표적인 서비스다. 이후 출시된 여행 전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부릉버스'는 국내보다 해외에 먼저 출시했고 폐쇄형 SNS '밴드' 역시 가입자의 20%가 해외 사용자일 정도로 해외시장에서 괄목한 만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네이버는 글로벌시장 공략과 함께 선도 벤처기업으로서 국내 인터넷 산업 발전을 위한 밑그림도 함께 그리고 있다. 이미 미래창조과학부와 인터넷 벤처기업 지원을 위한 민관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작업에 착수했으며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벤처기업이 조기에 성장할 수 있도록 성공 노하우를 공유하는 상생협력에도 한층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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