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공사는 현대상선이 보유 중인 대부분의 배에 대해 오는 2024년까지 장기운송계약을 맺고 있어 사실상 매각의 키를 쥐고 있는 당사자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상선이 LNN선 사업부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국내 사모펀드(PEF)인 IMM인베스트먼트를 선정한 가운데 실제 매각작업이 이뤄지려면 가스공사 측의 동의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자금으로 1조1,000억원을 써낸 IMM 측은 실사를 거쳐 올 상반기 내에 매각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매각이 완료되면 현대상선은 부채 상환 후 약 3,000억~4,000억원의 유동성이 공급된다.
하지만 이번 매각이 성사되려면 현대상선이 실어나르는 LNG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가스공사가 동의를 해줘야 한다.
가스공사는 현대상선 LNG선 사업부가 보유한 11척의 배 중 7척에 대해 장기운송계약을 맺고 독점적으로 LNG 운송 서비스를 받고 있다. LNG 사업부가 현대그룹 내에서 알짜자산으로 분류된 이유도 매년 운임을 정산해주는 가스공사라는 안정적인 화주가 존재하기 때문이었다.
관건은 가스공사 측이 해운선사가 아닌 사모펀드에 LNG 수송을 맡길지 여부다. 앞서 가스공사는 과거 현대상선과 산업은행 측이 LNG선 장기운송계약에서 발생하는 운임채권을 담보로 추진했던 자산담보부대출(ABL)에 대해 LNG의 안정적인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며 거절한 전례가 있다. 가스공사는 현대상선과 채권단의 자구계획 노력과는 별도로 LNG선의 안정적인 수송이 가장 중요하다. 가스공사는 "아직 공식적으로 회사 쪽에서 매각과 관련해 협의를 요청한 적이 없다"면서 "만약 요청이 들어오면 가스공사의 이해관계는 물론 LNG의 안정적인 수송과도 직결된 사안인 만큼 신중히 따져서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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