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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해외서 보니…/박형신(특별기고)

◎「혼란의 경험」 답습케 하려는 선진국의도 간파를○또다른 무역장벽 GR 필자가 20년째 살고있는 네덜란드는 16세기 중세사회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세계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무역국가다. 세계에서 장사를 잘 하기로 소문난 유태인중에서 네덜란드계 유태인들은 특히 네덜란드사회에서 존경을 받는다. 그 이유는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수세기에 걸쳐 살아남아 오늘도 세계무역의 센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해마다 연초때면 필자는 네덜란드 상인과 경쟁하기위해 극동지역을 여행하는데 벌써 10여년이 넘는다. 홍콩 중국 일본을 거친 출장중에 보이는 각국의 TV와 세계 언론은 새 노동법 도입에 반발하는 스트라이크, 데모로 혼돈을 거듭하고 있는 한국의 모습을 연일 톱뉴스로 보여주고 있다. 80년대후반부터 매년 되풀이되는 노동계의 투쟁으로 한국의 임금은 초고속으로 인상됐다. 그결과 필자와 10여년 이상 거래하던 중소기업인들은 거의 대부분 부도를 냈으며 다행히 살아남은 기업인들도 동남아 중국 등 인건비가 싼 곳을 찾아 나서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이 현지 적응력 및 자금부족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거나 투자된 금액을 몽땅 날리고 실의에 빠져있다. 80년대후반부터 섬유산업 등은 사양산업이라는 판단아래 정부가 매년 평균 15%이상 노임상승을 방치하다보니 경쟁력을 잃어 동남아의 다섯 호랑이중 오직 한국만이 국제수지 적자와 선진국시장에서의 무역수지 적자를 겪고 있다. 우리의 경쟁국이던 싱가포르 대만의 중소기업인들은 아직도 건재한 채 최고급 벤츠승용차를 타고 다니며 지난날 고생의 대가를 향유하고 있다. 그들은 오늘도 세계시장에서 이기고 있으며 선진국 시장인 유럽 미국 등지의 소비재시장을 석권, 엄청난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다. ○빚더미에 깔린 나라 오늘날 한국의 중소기업 경영인들은 고금리·고물가·고임금 등으로 국제경쟁력을 상실한 채 초라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마치 북한 노동자들이 식량이 없어 굶주림에 허덕이는 모습과 무엇이 다른지 모를 지경이다. 반면 한국경제의 버팀목이 됐던 대기업은 그래도 정부의 보호와 막강한 은행의 자금지원으로 아직까지 버티고 있다. 그들은 세계에서 제일 비싼 금융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세계에서 가장 상승률이 높은 노임을 지불해왔다. 필자는 지난 80년대 후반 중소기업 경영인들에게 향후 3년이 생사존립의 기로이며 대기업은 6년후에 엄청난 시련이 올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단 1%라도 경쟁력을 키우지 않으면 수많은 기업이 도산과 대량실업을 겪는 시기가 올 것이라며 이에 대비하라고 경고한바 있다. 뿌린 대로 거둔다는 속담도 있지만 한국경제는 그동안 고임금, 조직 비대, 사치성 해외낭비 등 그저 실속없이 뿌리기만 했다. 이웃 경쟁국인 대만이 세계에서 외화를 가장 많이 가진 부국으로 변모하는동안 우리는 외국빚으로 흥청망청, 해외관광과 과소비 등으로 빚더미에 얼룩진 나라가 돼버렸다. ○“다시시작” 각오 필요 상황이 더욱 심각한 것은 새로운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의 국경을 초월한 경쟁 시대에 선진국들은 방어적 자유경쟁 원리를 외치면서 막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진입한 개발선진국의 발전을 더이상 용납치 않는다는 점이다. 그들이 제시하는 불법노동조건의 「블루 라운드」라든가, 환경친선의 「그린라운드」라는 것은 선진국들이 이미 겪은 경제황폐화 경험의 산물이다. 선진국들은 수십년간 산업재조정의 어려운 시기를 거치면서 비대한 살을 빼고, 산업의 꽃이었던 철강 조선산업 등 중화학업종이 극심한 노동운동과 스트라이크로 마비되는 고통을 겪었다. 후발국가도 이같은 경험을 답습함으로써 선진국을 더이상 추격치 못하게 하려는 보호무역의 철학을 바탕에 깔고있는 것이다. 내년부터 개방이 본격화되면 세계적인 다국적기업들이 너도나도 한국에 들어와서 우리 대기업과 씨름을 벌일 것이다. 다국적기업들은 한국에 비해 절반도 못미치는 금융이자, 신국제마케팅기법, 모방이 금지되는 지적특허·물질특허 등을 무기로 한국대기업과 맞서 인수합병을 시도하거나 시장을 독점할 것이다. 한국경제 전체를 마비시킬 정도로 막강한 자금력·기술력을 갖고 들어오는 상황도 예측할 수 있다. 이처럼 대기업의 존립마저 위태로운 상황을 맞아 이제 우리 근로자들은 새로운 각오와 희생의 정신이 필요하다. 지난 70·80년대에 고생했던 근로자들은 미래의 발전과 희망을 위해 현재를 인내하며 견딜줄 알았다. 하지만 최근 TV화면을 통해 머리를 노랗게 물들인 젊은 세대들이 파업데모대열에 가담, 거리에서 극심한 난동을 부리는 모습을 보는 순간 눈앞이 캄캄해졌다. 이웃 중국의 20대 30대 젊은이들은 무섭게 중국을 일으켜 세워 국민총생산이 한국을 웃도는 경제강국으로 떠오르면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일본은 80년대 버블경제의 거품이 빠지면서 새로운 21세기의 도약을 준비하고 근검의 자세와 각오로 재충전을 마친 상태다. 우리도 정부, 기업가, 근로자, 국민 모두가 다시 한번 허리띠를 졸라매고 냉정한 마음으로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앞으로 닥칠 무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각자 매서운 정신적인 각오가 무엇보다 절실한 시점이다.<화란 Y.S.Park&Associates 대표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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