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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주력업종 기상도 '흐림'] 1000원 팔아 39원 남겼다

■ 통계청 발표 '2013년 기업활동'

순익 2008년 이후 최저… 도소매 매출 증가율 '-'

제조업 1.5% 증가 그쳐… 채산성 갈수록 나빠져


지난해 우리나라 기업들은 1,000원어치의 상품을 팔아 채 40원의 이익도 남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지난 2008년 이후 최저치로 글로벌 경기 둔화와 엔저 고착화 등 대외 여건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어 앞으로도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기업들의 어려움은 한층 심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2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3년 기준 기업활동조사 잠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보험업을 제외한 전체 기업 매출액은 2012년보다 1.1% 증가한 2,257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최근 5년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인 2010년(16.3%)보다 무려 15%포인트나 하락한 수치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어려운 시기였던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의 증가율(0.6%)과 비교해도 불과 0.5%포인트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기업당 평균 매출액은 2012년 대비 0.5% 감소한 1,888억원을 나타냈다. 건설기업은 같은 기간 매출액이 17.0% 증가한 반면 내수침체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숙박 및 음식점업(-10.6%), 도소매업(-8.0%) 등을 운영하는 기업들은 매출액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그나마 제조기업은 같은 기간 1.5%의 매출액 증가율을 보여 체면치레를 했다.

문제는 매출액이 소폭이나마 증가했음에도 기업들의 채산성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외형은 커지고 있지만 내실은 부실해지고 있다는 얘기다.

유럽 경기 침체와 원화 강세, 엔저 등 우리 기업들의 이익을 갉아먹는 암초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보니 순이익이 점점 쪼그라들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금융보험업을 제외한 우리 기업들의 순이익(법인세 차감 전)은 88조5,51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8.0%나 감소했다.



1,000원짜리 상품을 팔아 불과 39원20전의 이윤을 남긴 셈이다. 매출 1,000원당 순이익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32원50전 수준까지 떨어졌다가 2009년 53원30전, 2010년 62원30전으로 회복했으나 이후 3년 연속 뒷걸음질쳤다.

업종을 가릴 것 없이 순익은 모두 마이너스 행진을 하고 있지만, 특히 건설업과 운수업은 전년보다 순손실 규모가 눈에 띄게 커졌다. 건설업의 경우 2012년 -15.2%에서 지난해 -33.5%로 순이익이 감소했고 운수업은 같은 기간 -0.6%에서 -17.8%로 악화됐다.

더욱이 이번 통계조사에 나온 순이익은 당기순이익에서 법인세를 부담하기 전 수치를 반영한 것이다. 법인세를 내고 나면 기업에 돌아오는 이익은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한편 이번 조사는 국내 46만개 회사법인 가운데 상용근로자 50명 이상, 자본금 3억원 이상인 총 1만2,232개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전체 종사자 수는 422만명으로 전년보다 8만9,000명 늘었다. 상용근로자 비중은 88.1%(372만명)로 전년보다 0.3%포인트 감소한 반면 임시·일용·기타종사자 비중은 11.9%(50만4,000명)로 0.3%포인트 증가했다.

문권순 통계청 경제통계기획과장은 "세계와 한국의 경제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매출과 순이익 모두 뒷걸음질쳤다"며 "이번 통계는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을 반영한 것이기 때문에 실제 기업의 이익은 더욱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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