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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후 학자금 상환제 무산 고속道등 SOC공사도 못해

■ 준예산 집행되면…<br>"신규·정책사업등 중단 피해는 서민·중산층에"<br>정부, 국회 압박 하며 최악 대비 편성작업 착수


준예산이 편성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각종 우려가 현실로 나타날 공산도 커지고 있다. 내년 1학기부터 도입될 예정이던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도(ICL)'는 시행조차 못하고 연기되거나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정부만 바라보던 107만명의 대학생이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경남 합천군 덕곡면 4대강 정비사업 20공구(합천보) 공사 현장의 포크레인도 강 밑바닥만 파헤치고 멈춘다. 국가경쟁력위원회ㆍ브랜드위원회 등 각종 위원회 소속 공무원들의 월급도 지급되지 않는다. 준예산이 집행되면 헌법ㆍ법률기관의 공무원에게만 급여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내년 예산안이 연말까지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준예산이 편성되면 나타날 현상들이다. 여야 대치가 지속되면서 정부가 사상 초유의 준예산 집행을 위한 준비작업에 돌입했다. 국회를 압박하기 위한 카드인 점도 있지만 자칫 이대로 예산안이 통과되지 못해 해를 넘기는 최악의 사태도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이용걸 기획재정부 2차관은 24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예산안이 연내에 국회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내년 1월1일 국무회의를 열어 준예산 집행계획을 심의ㆍ의결한 후 즉시 집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준예산은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이 회계연도 개시일(1월1일) 이전에 국회에서 의결되지 못한 경우 전년도 예산에 준해 집행하는 잠정적인 예산이다. 현행 법률에 따르면 준예산이 편성되면 ▦헌법 또는 법률이 정한 기관의 유지운영 ▦법률상의 지출의무 이행 ▦이미 예산으로 승인된 사업의 계속 등으로 용도가 국한된다. 신규 사업은 물론 정책사업에 예산이 투입되지 못한다. 한마디로 정상적인 국가기능이 마비되는 셈이다. 이 차관은 "지난 1960년에 도입된 후 한번도 운영된 적이 없는 제도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법적용ㆍ절차 등 하위규정은 좀더 검토해봐야 한다"며 "하지만 분명한 점은 현재 할 수 있는 사업보다 할 수 없는 사업이 더 많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준예산이 집행되면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은 전면 중단될 수밖에 없다. 국가 경제활동이 최소한의 숨만 쉬는 상황에서 신규 사업은 시작도 못하고 중단된다. 정부는 준예산을 도입할 경우 피해는 서민ㆍ중산층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한다. 당장 내년 1학기부터 도입될 예정으로 107만명에게 희망을 줬던 ICL이 물거품이 된다. 또 중증장애인연금, 희망키움통장, 저소득 치매노인 약제비 지원 등 각종 서민ㆍ중산층 지원 신규 사업이 중단된다. 공공일자리사업도 멈춘다. 희망근로사업 등 1조6,000억원이 투입되는 정부의 직접고용사업이 중단되면서 25만명을 다시 실업자로 몰아낼 수 있다. 또 사회복지ㆍ아동ㆍ노인 시설에 대한 지원도 중지된다. 보금자리주택 확대 공급, 연장된 중소기업 지원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인플루엔자A(H1N1·신종플루)에 대비한 항바이러스제 추가 비축과 급성전염병 격리시설 건립도 불가능해진다. 맞벌이가구 보육료 지원기준 완화, 둘째아 이상 무상보육 실시대상 확대 등 정부의 저출산 지원대책도 중단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고속도로ㆍ국도ㆍ광역철도 등 사회간접자본(SOC) 공사도 지연되며 적기 완공이 불가능해질 뿐만 아니라 간신히 회복세를 타고 있는 건설경기에도 치명타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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