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성향이란 배당금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것으로 배당성향이 높을수록 주주에게 배당이 많이 돌아간다. 국내외 경기침체로 주요 금융지주사에 고배당을 자제하라고 하는 상황에 정작 정부는 기업은행에서 많은 배당금을 챙겨가는 것이다.
11일 지난해 말 확정된 2012년 국회 예산심사보고서를 보면 정부는 2011회계연도 결산 후 기업은행에서 받을 배당금의 배당성향을 23%로 잡았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기업은행의 배당은 세외수입으로 잡히는데 균형재정을 위해 배당성향을 높였다"고 밝혔다.
문제는 정부의 이율배반적 행동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틈만 나면 금융지주사에 "고배당을 자제하라"며 압박을 가했다. 최근에는 5개년치 자본적정성 운영계획을 제출하도록 했다. 속내를 들여다보면 은행의 지주사 배당을 봉쇄해 원천적으로 금융지주사들이 고배당을 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다.
그렇지만 정작 정부는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에 대해서는 배당성향을 더 높여 잡았다. 특히 기업은행의 배당성향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었던 지난 2008년을 제외하고는 줄곧 20%대를 기록, 타 금융지주사 대비 중간 이상 수준을 유지해왔다.
금융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금융지주사들에는 고배당을 하지 말라면서 정작 국책은행의 배당성향을 높게 잡으면 누가 쉽게 납득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