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 업체들이 최근 경기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틈새시장 공략에 한창이다. 현재의 수요는 크지 않지만 앞으로 다가올 호황기에 대비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은 분야나 지역을 선점하려는 전략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올 1ㆍ4분기 국내 업체의 승용차용 타이어 수출은 극심한 글로벌 자동차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4억7,200만달러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2% 증가했다. 규모가 가장 큰 북미와 유럽 지역으로의 수출은 전년 대비 각각 36%, 15% 줄었지만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각각 30%, 20% 증가한 덕분이다. 한국타이어는 최근 '신시장개척 태스크포스팀'을 설립, 상대적으로 글로벌 메인 메이커들의 관심이 적은 오지 국가를 집중 개척하고 있다. 신시장개척팀은 이집트ㆍ리비아 등 아프리카와 중동ㆍ인도 지역을 중심으로 영업 및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국타이어의 이 같은 노력으로 올 1ㆍ4분기에는 글로벌 경쟁업체의 극심한 불황에도 불구하고 성장세를 보였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북미와 유럽을 제외한 기타 지역의 수출이 1,418억원에 달해 전년 동기 대비 35.4% 증가했다. 윤성하 한국타이어 차장은 "이들 국가가 풍부한 자원과 인구를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향후 성장잠재력이 크기 때문에 현재의 불황 타개와 기업의 장기적 성장을 위해 중요한 지역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호타이어는 해외 공공 부문 비즈니스를 확대, 이스라엘 버스업체와 베트남 정부ㆍ기관장급 차량에 타이어 공급을 늘리고 있다. 그동안 동남아 시장은 일본 업체들의 텃밭으로 국내 타이어 업체들이 진출에 어려움을 겪었던 지역이다. 금호는 이스라엘의 버스업체 차량 등 해외 국영업체의 타이어 공급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버스 보유차량 2위인 '댄버스'에 타이어를 공급, 이 버스업체의 60%가 금호타이어 제품으로 교체됐다. 2007년 629본, 2008년 899본에 이어 올해에는 지난해 대비 20%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현지 공공기관 납품 확대는 브랜드 이미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쳐 성장성 높은 신흥지역에서의 매출 증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타이어는 이밖에 글로벌 타이어 업체들의 격전장인 뉴욕 옐로캡(택시) 딜러숍에도 2,000여개 이상의 타이어를 공급하는 데 성공했다. 회사 관계자는 "수량은 적지만 뉴욕 옐로캡에 공급한다는 상징성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의 열세를 극복한다는 데 큰 의미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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