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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전격 인하] 본격 머니무브… 위험자산 곁눈질·5만원권 장롱보관 늘어난다

■ 금융시장 파장은

자산가 ELS 등 고위험상품 기웃… 안전·위험자산비율 5대5 조정도

"상속세 줄이는 稅테크하자"… 집 금고에 현금 쌓아두기 증가

5만원권 실종 현상 심해질 듯


자산가 김모씨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제기된 이달 초부터 주가연계증권(ELS) 등 상대적으로 고위험 상품을 기웃거리고 있다. 이자소득세와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하면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인 상황에서 정기예금 금리가 추가로 인하되면 굳이 은행 예금 상품에 돈을 묻어둘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김 씨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상품은 지금까지 거들떠보지도 않았지만 손실 폭에 제한이 있다면 가입을 검토해볼 생각"이라며 "돈이 돈을 불린다는 말도 지금 같은 저금리 시대에는 옛말"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12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자산가들이 또다시 자산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서고 있다. 은행 예금 등의 안전 자산만으로는 지금 가지고 있는 돈을 불리기는커녕 각종 세금으로 돈을 까먹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신동일 국민은행 대치PB센터 팀장은 "1%대 기준금리 시대를 맞아 슈퍼리치들이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의 비율을 기존 6대4에서 5대5로 조정하는 등 투자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번 금리인하가 일회성이 아닐 수 있다는 관측도 있어 위험자산 선호 움직임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조상원 씨티은행 PB팀장 또한 "자산가들이 정기예금을 기반으로 자금을 운용하는 시대는 지나갔다고 봐야 한다"며 "0.25%포인트의 금리인하가 금전적으로는 크지 않지만 이자 생활자들의 불안을 자극할 수 있어 위험 자산으로의 곁눈질이 심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시중자금이 은행에서 이탈하는 현상은 자금 흐름으로도 알 수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월 국내 은행의 저축성 예금은 947조8,523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말과 비교해 10조원가량 줄었다. 요구불 예금 또한 지난 1월 직전 달에 비해 1조3,496억원 감소한 121조4,658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지난해 말 82조원 수준이던 국내 머니마켓펀드(MMF) 규모는 지난 10일 101조원으로 두 달여 만에 20조원가량 늘었다. 시중자금이 은행의 요구불 예금에 비해 금리는 많이 주면서도 수시로 돈을 빼 쓸 수 있는 MMF 쪽으로 몰리는 것이다.



아예 집에 금고를 설치해 5만원권을 쌓아두는 사례도 심심치 않게 발견된다. 공기업 임원인 황모씨는 3년 전부터 은행 예금 중 일부를 5만원권으로 바꿔 인출한 후 집안 장롱에 보관하고 있다. 예금금리가 1%대에 불과한데다 향후 상속세 등을 감안하면 번거롭더라도 집에 돈을 쌓아두는 게 가장 확실한 재테크 방안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5만원권은 지난해 10월까지 88조1,000억원이 시중에 공급됐으나 이 중 55.7%에 해당하는 49조1,000억원은 한국은행 금고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5만원권이 나오기 전인 2008년만 해도 화폐 환수율이 95.4%에 달했던 것을 감안하면 상속세 절감 등의 세(稅)테크를 위해 5만원권을 별도로 보관하는 자산가들이 늘고 있는 셈이다. 시중은행의 한 PB는 "지난해 11월 차명거래금지법이 시행된데다 올해 또 한 번 기준금리가 인하되면서 5만원권 실종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쓸만한 투자처가 발굴됐을 때 유동자금이 쏠리는 현상이 한층 심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박선원 국민은행 PB는 "요즘 자산가들은 정기예금보다 금리가 2~3%포인트만 높더라도 크게 만족하는 분위기"라며 "위험기피 고객들의 투자 성향도 달라져 공모주 펀드 등에 몰리는 자금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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